크리스토퍼 쿠퍼 푸르덴셜투자증권 사장과 만나는 자리에는 때마침 자회사인 푸르덴셜자산운용의 구안옹(Guan Ong) 대표가 동석했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이 한국시장에서 가장 자랑하는 경쟁력은 ‘밑바닥부터 샅샅이 살펴가며 투자 대상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상향식 투자(bottom up) 방식’.
구안 대표는 “그동안의 조사 결과 한국기업과 한국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중국경제의 발전이 한국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는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동반 성장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최근 콜금리를 인하했습니다.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를 내린 것은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구안 대표뿐 아니라 쿠퍼 사장 역시 정부의 경제정책 수단이나 선택시기 등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애썼다.)
-한국경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바로미터로 삼는 경제지표가 있습니까.
▲한 나라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경제지표는 무역수지ㆍ소비지출ㆍ물가ㆍ실업률ㆍ투자활동 등 수없이 많습니다. 지표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어느 한 지표만 보고 경제상황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역 부문의 지표에 좀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너무 분산돼 있거나 모여 있지는 않습니까. 산업경쟁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적절하게 다각화돼 있다고 평가합니다. 규모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가치를 높여 기업이윤을 조절(margin control)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습니다. 기업의 면면을 살펴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스코ㆍ삼성전자와 선박ㆍ자동차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들로 발전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나 분야는 어떤 곳입니까.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한 후 저평가된 곳에 투자하는) 상향식 투자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기업을 투자 가능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운용자산의 90% 가량이 코스피 인덱스를 투자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소 우량주 전체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여러 위기요소 가운데 중국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십니까.
▲중국은 한국과 나란히 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이는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은 경쟁력을 가졌고 중국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많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간접투자시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단기화하고 있습니다. 해결방안이 있습니까.
▲장기투자 마인드를 적극 장려하고 키워나가기 위한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꾸준한 투자자교육 등이 중요합니다. 또 기업연금 도입 및 비과세상품 확대는 시장에 필요한 조치로서 이것이 한국 자본시장 확대 및 발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시장유지 기능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기관들의 주식보유 비중은 전체의 5%를 밑도는 등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관투자가는 국내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가능한 모든 시장에 투자를 분산한다는 목적으로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기관투자가가 특정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고 생각합니다(이 부분은 외국계 기관투자가로서 시장보다는 자산운용을 맡긴 투자자의 권익이 보다 중요하다는 원칙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혀졌다).
-소버린펀드가 장내 주식매입을 통해 지분을 확보한 후 지배구조 문제 등을 지적하며 경영진 교체를 추진했습니다. 한국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강력한 기업지배구조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소버린펀드와는 달리 상장기업의 영업활동에 관여할 의도는 없습니다. 펀드의 목적이 기업인수나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펀드 가입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좋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세계적으로 펀드를 원활히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 다양한 지역에서의 운용을 통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각기 다른 거시적인 측면의 국제경제 환경을 활용한 펀드 설계와 운용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