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독도를 지키는 정직한 방법


독도에 대한 애정이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재탕, 삼탕이기는 하나 국회 결의안 통과와 함께 해양기지 설치 등 다양한 대책이 다시 쏟아져나온다. 심지어는 국회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독도에서 연다는 결정도 나왔다. 해병대 배치설도 힘을 받는 것 같다. 독도에 대한 우국충정! 누가 부정하겠는가. 작지만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백두대간의 웅비. 일본의 망언과 교과서 도발 때마다 36년 제국주의의 압제가 상기되며 감성적 민족주의를 활화산처럼 분출시키는 민족의 고도! 그게 독도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 왜 꼭 일본의 망언과 도발이 있어야만 애정표현이 가시화되는가. 왜 좀 더 전략적으로 용의주도한 독도 정책을 펴 나가지 못하는가. 일본의 센가쿠 정책을 살펴보자. 센가쿠는 그들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열도임에도 중국이 영유권 주장을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92년 자국의 영해법을 제정해 센가쿠를 중국령으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일본의 대응이 참으로 묘하다. 일체 감성적 대응이 없으며 언론도 대서특필하지 않는다. 독도에 대해 자기들 외무성 홈페이지에 관련사항 바로가기 배너까지 만들어 호들갑을 떨며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져가자고 강변한다. 그런데 그들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센가쿠는 바로가기 배너는커녕 국제법적 대응 자체를 마다한다. 영악한 일본이 센가쿠를 국제분쟁화해봤자 이로울 것이 없다는 실리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독도 대응은 일본과 정반대다. 역설적으로 독도문제를 국제분쟁화해 결국 국제사법재판소(ICJ)로 회부하려는 일본의 수에 그대로 말려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 힘의 논리가 우선인 ICJ의 일본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국제사회에 독도를 둘러싼 갈등이 알려져 분쟁지역으로 인식되면 결코 이로울 게 없다. 군대배치도 같은 맥락이다. 백령도에는 배치된 군이 완도나 흑산도에는 없는 이유를 환기하라. 군 배치는 우리 스스로 독도를 상징적 분쟁지역화할 위험이 있다. 일본의 도발에 즉흥적ㆍ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집요하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사료확보, 고단수의 장기 전략, 진지전(陣地戰)이 긴요하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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