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세계적 영화 거장들 책으로 소통 나섰다

●아라노아 감독 '여기 용이 있다'

공포조장 사회 진정한 탐험심 113편 미니픽션으로 풀어내

●고레에다 감독 '걷는 듯 천천히'

독특한 가풍·지진 경험담 등 영화에 녹아든 어린시절 추억



스페인의 아카데미 상이라 불리는 고야 상을 다섯 번이나 받은 스페인 영화 감독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첫 감독을 맡은 '환상의 빛'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셀라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2013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계의 세계적 거장들인 두 감독이 스크린이 아닌 책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6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아라노아 감독의 소설집 '여기 용이 있다(소담출판사 펴냄)'와 히로카즈 감독의 첫 에세이집인 '걷는 듯 천천히(문학동네 펴냄)'가 최근 국내에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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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는 113편의 미니 픽션들로 이뤄졌다. 저자는 지난 2013년 오스트리아의 한 수집가에 의해 발견된 가장 오래된 지구본에 표시돼 있던 글귀 중 하나인 '여기 용이 있다'를 책 제목으로 정했다. 아라노아 감독은 '여기 용이 있다'를 공포를 조장하는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을 향한 탐험심을 일깨우자는 의미로 사용했다.

100여편이 넘는 픽션 중 '절망적인 사람들'에서는 자살률이 높은 어느 기차역을 두고 펼쳐지는 탁상공론들을 풍자하고, '시간의 길이'에서는 상황에 따라 같은 시간을 달리 느끼는 인간의 내면 상태를 파헤쳤다. 저자는 "세상만사의 신비한 생각의 중심에 깊게 다가가고 우리 자신과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픽션만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아라노아 감독이 픽션으로 독자들과 소통했다면, 고레에다 감독은 일상에서 본인이 겪은 경험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찾는다. 지난 2011년 니시니폰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중심으로 홈페이지나 잡지 등에 쓴 글을 모은 이 책에서 그는 고레에다 집안만의 독특한 가풍이나 지진이나 태풍에 대한 경험담, 친구들과의 모험담 등 알게 모르게 자신의 영화에 녹아들어간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 보여준다. 고레에다 감독은 "멈춰 서서 발밑을 파내려가기 전의 조금 더 사소하고, 조금 더 부드러운 것, 물 밑바닥에 조용히 침전된 것을 작품이라 부른다면, 아직 그 이전의, 물속을 천천히 유영하는 흙 알갱이와 같은 것"이라며 "이 에세이집은 그런 흙 알갱이의 모음"이라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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