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의 정기주주총회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시작된 올해 주주총회는 특히 기업의 회계보고서 투명성 여부와 소액주주, 기관투자가, 외국인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그 어느 때보다 주주들의 이해가 엇갈릴 전망이다.
한 상장기업 재무팀 관계자는 “예전엔 일사천리 통과와 고함ㆍ욕설이 난무했던 주총장이 기업경영에 대한 의견을 놓고 설전이 벌어지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할 것”이라며 “회계법인들도 결산보고서 작성에서 예년과 달리 상당히 깐깐했다”고 말했다.
28일 정기주주총회를 갖는 곳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과 LGCI, LGEI 등 LG그룹 계열사들을 포함한 43개사. 126개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여는 3월14일 다음으로 많은 회사들이 지난해 경영실적과 올해 사업목표를 결정한다.
올해 주총에서는 결산보고서, 이사선임, 재무제표 등 어느 하나도 쉽게 넘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참여연대가 제기한 이재용 상무의 재산 상속건이 핵심적으로 거론돼 부담을 안고 있다. LG CI역시 대주주 일가에 계열사 지분을 처리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 CI 모두 당시 절차에 따라 진행된 일”이라면서 “참여연대의 거센 항의를 잘 막아내느냐가 올 주총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3월에 주총을 여는 포스코, 현대ㆍ기아자동차, SK그룹 계열사들은 28일의 주총행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다른 해에 비해 의결권 행사계획을 밝힌 기관투자가들의 목소리가 크다. 슈로더 투신은 4일 열리는 강원랜드 임시주총에서 대주주인 석탄산업합리화 이사장이 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반대하기로 했다. 대한투신과 기업은행은 14일 포스코 주총에서 유상부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는 60%가 넘는 외국인주주와 10%대의 국내 기관투자가들간의 유례없는 표결 공방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