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무소불위 권력 '獨 비밀경찰국'의 역사

■ 게슈타포 (루퍼트 버틀러 지음, 플래닛미디어 펴냄)


1933년 4월 26일 헤르만 괴링은 비밀경찰국(Gestapa)을 창설했고 비밀경찰국은 이후 '게슈타포(Gstapo)'로 이름이 바뀌었다. 영국 저널리스트 더글러스 리드는 게슈타포 등장 이후 독일 국민들의 삶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눈을 뜨면 내 집이 더 이상 나의 성이 아니다. 한 개인에 의해 체포될 수도 있고, 경찰에게 보호를 청할 수도 없으며, 기소 없이 무기한으로 감금될 수도 있고, 재산을 몰수당할 수도 있으며, 말과 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감청과 감시의 대상이 된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오랜 시간에 걸친 취재와 자료 수집을 통해 헤르만 괴링이 프로이센 정치경찰을 모태로 창설한 게슈타포가 제국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주소인 프린츠알브레히트슈트라세 8번지를 근거지로 나치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과 발이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집단으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그렸다. 특히 게슈타포의 지도부로 부상한 친위대 3인방 하인리히 히믈러,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하인리히 뮐러 사이의 권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팽팽한 경쟁, 게슈타포의 잔혹한 심문과 고문 방법, 유대인 대량학살과 점령지의 레지스탕스 활동 탄압, 실패로 끝난 다수의 히틀러 암살 시도 등을 생생한 당시 사진과 함께 설명한다. 독일의 독재화 과정에서 게슈타포가 어떤 방식으로 행동했는지가 남겨진 서류 기록과 목격자들의 증언, 전후 뉘른베르크 재판에 회부된 지도부의 육성 인터뷰 기록 등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저자는 "과거나 현재나 독재 정권은 체제 유지 및 강화의 수단으로 비밀경찰 조직을 두게 마련이며 정부가 독재적일수록 그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거칠고 가혹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독재 치하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참할 수 있는지 기억하는 것이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은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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