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내 법률시장의 완전개방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특별합의서를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진호 법무부 차관은 최근 대한변협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FTA 협상 뒷얘기를 공개했다. 정 차관은 “미측이 한미 FTA 개시와 함께 특별관심대상의 하나로 법률서비스 분야를 지목하면서 별도로 특별합의서를 채택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미측의 특별합의서 채택 제안은) 국내 전문직 서비스 개방을 위한 대표적 공략대상으로 법률시장을 지목해 집중적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측은 협상개시를 앞두고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건의 상신 등을 통해 법률시장을 즉시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고 정 차관은 말했다. 그러나 미측의 이 같은 압력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게 정 차관의 평가다. 정 차관은 “미측은 즉시 전면 개방을 요구했지만 협상과정에서 우리측은 단계적 개방안을 관철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 차관은 이어 “결과적으로 법률시장 개방과 관련된 특별합의서는 채택되지 않았고 대신 (개방압력이 덜한) 일반 유보안으로 기재되는 것으로 바뀌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