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상원은 2일(현지시간) 레타 총리 연립정부에 대한 신임안에 대한 표결을 벌여 찬성 235표, 반대 70표로 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탈리아 하원은 레타 총리가 속한 민주당이 과반수를 장악하고 있어 상원 투표만으로 상ㆍ하원 모두의 신임을 얻은 것과 다름없다.
앞서 9월28일 자신이 이끄는 자유국민당(PDL) 소속 장관 5명을 사퇴시키고 연립정부 해체를 요구하며 이탈리아 정국을 뒤흔들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당론 분열로 연정 붕괴 구상을 단념하고 레타 정부에 대한 신임으로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그는 이날 상원에서 "이탈리아에 제도적 구조적 개혁을 수행할 정부가 필요하다는 점과 그에 대한 기대 등을 종합해 우리는 레타 정부를 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표결에서 레타 총리는 회의에 불참한 의원과 반대 의사를 밝힌 오성 운동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표를 확보한 반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당내 불협화음만 확인한 채 정치적 쓰라림을 맛보게 됐다.
이에 앞서 레타 총리는 상원에서 연립정부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연립정부가 붕괴하면 이탈리아는 치명적인 위험에 직면한다"며 정부 신임안에 찬성해줄 것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표결 결과가 이탈리아의 막대한 부채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지속되는 경기 침체 등 경제적 위기를 막을 수 있는 개혁의 필요성에 의원들이 공감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상원 특별위원회는 4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상원의원 자격 박탈 여부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