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 "中 금융산업 해외인재·노하우 흡수"

"한국은 美 중시하는 우물안 개구리"


"전세계 금융인재를 흡수하는 중국을 보니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당국은 중국 금융을 애송이 취급하니 얼마나 근시안적입니까." 이진복(53ㆍ사진)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의 금융정책을 견제하는 국회 정무위 소속이지만 이력으로만 보면 금융 전문가로 분류되기 어렵다. 그는 젊은 시절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보좌했고 김영삼 정부 청와대 민정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부산 동래구청장을 지냈다. 그래서 정책보다는 정무(政務)에 밝은 의원으로 통한다. 무엇보다 친박근혜계 의원으로 지난해 불법사찰 대상자로 거론되며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다른 사찰기관도 아닌 중국 금융산업이 두렵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15일 기자를 만나 지난 여름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파나마ㆍ홍콩ㆍ싱가포르ㆍ중국ㆍ일본을 돌아다닌 이야기부터 꺼냈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돌아보기 위해 자비를 들여 세계 일주를 한 것. 그는 한국 금융산업은 우물 안 개구리라고 개탄했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자국의 금융산업을 키우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인재와 노하우를 흡수하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도 미국 금융산업만 바라보며 중국을 애송이 취급한다는 게 그가 걱정하는 이유다. 그는 "미국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이 전부 홍콩으로 갔고 싱가포르는 금융 전문가를 다 홍콩이 빨아들이고 인재가 없어 사채시장이 형성됐을 정도"라면서 "중국은 홍콩에 금융 전문가를 모아놓고 자금을 굴리게 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기법을 현미경으로 보듯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소름이 돋았다'는 표현을 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금융 전문가들을 해고했지만 그들은 전부 홍콩에 둥지를 틀고 중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중국 내에서도 베이징은 전통적인 상업은행, 상하이는 규모가 큰 파생상품, 홍콩은 투자운용사, 다롄은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떠오르는 중국을 너무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는 "오는 2015년에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채택하려고 하는데 한국이나 주변 수출 지향 국가들은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면서 "그렇게 되면 한국은 무역대금 50% 이상을 위안화로 내는 사실상의 '조공'을 바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전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통해 갖는 경제 권력을 중국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외국 자본에 문턱을 두지 않는 우리나라 금융 당국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진다. 그는 "한국 금융은 사실 완벽히 개방돼 있어 외국이 실험 대상으로 쓰기 더 없이 좋다"면서 "너무 많이 개방돼 있어 한국이 외풍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도구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이야기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다. "중국은 (외국 금융자본에) 열서너 개 이상 문을 갖고 흐름에 따라 하나씩 개방하는데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이미 주요 은행이 외국인에 넘어갔어요. 정부나 국회가 우리 금융의 탄탄한 뿌리를 만들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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