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1단계 외환거래자유화 조치와 관련해 26일 세부적인 시행규정을 발표했다. 외환거래자유화에 따른 각 부문의 파급영향을 문답으로 알아본다.-기업의 무분별한 단기외화 차입을 막기 위한 방안은.
▲해당기업의 부채비율이 업종별 평균 부채비율보다 높거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에 들어가지 못하는 기업은 외화차입이 제한된다.
부채비율은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에 나오는 업종별 평균부채비율을 적용한다. 업종별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제조업 396.3% 전기·가스업 172.3% 건설업 655.7% 도·소매업612.6% 통신업 214.8% 광업 838.1% 등이다.
신용평가의 경우 지난 1일 현재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기업어음 등급평가를 받은 412개 업체 가운데 투자등급인 A1·A2·A3를 받은 업체는 모두 46.4%였다. 나머지 투기등급인 B와 C, 상환불능인 D등급을 받은 53.6%의 기업들은 국내의 다른 신용기관이나 외국의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등급 평가를 받아오면 된다.
-이번 조치로 개인들로서 달라지는 것은 무엇인가.
▲타국가의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해외교포들도 시민권자와 마찬가지로 연간 100만달러 범위내에서 국내부동산 매각자금을 반출할 수 있게 된다.
또 종전에는 외화예금만 허용됐으나 앞으로는 외화신탁도 가능해지며, 내국인끼리 외화를 빌려주고 받는 외화대차 거래의 한도도 종전 30만달러에서 무제한으로 허용된다. 아울러 환전영업자의 영업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돼 개인의 환전상 설치가 자유로워진다.
하지만 개인의 해외여행경비 한도(1인당 1만달러) 증여성 송금한도(건당
5,000달러) 해외이주비 한도(4인가족 기준 100만 달러)와 해외예금·차입 신용공여 부동산 투자 등의 자본거래는 200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기업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외국 컨설팅사에 대한 경영 자문료 지급이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연구·개발 사업 관련 비용지급 등 경상지급 대부분이 자유화된다.
결제방법에 있어서도 일정 시점에 차액만을 정산하는 상계거래와 제3자를 통한 대리결제, 은행을 통하지 않은 거래, 본·지사간 수출선수금 및 착수금 영수 등이 현행 허가제에서 단순 신고제로 바뀐다.
자본거래의 경우도 외화채권 및 증권의 매매가 현재는 물품매매와 용역거래에 관련된 것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그 제한이 없어진다. 단기 해외차입과 국내 외화증권발행이 가능해지고 해외 현지금융의 용도제한도 폐지된다.
또 선물환거래의 실수요원칙이 폐지됨에 따라 실수요 여부에 관계없이 선물환거래 및 파생금융 거래를 할 수 있으며, 투자여부와 상관없이 해외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금융기관으로서 달라지는 점은.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환 업무가 현행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돼 사실상 완전 자유화된다. 사후관리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기관은 업무와 직접 관련되는 범위내에서 외국환업무의 추가 취급이 가능하다.
금융기관의 영업과 관련해 보험·증권사 등 기관투자가의 해외증권 투자시 비상장 유가증권 투자한도 제한(해외증권 투자액의 10%이내)이 폐지되고 역외계정과 역내계정간의 자금이체가 역외 외화자산의 5% 범위내에서 허용된다. 역외계정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현지에서 대출하는 계정이다.
-외국투자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것은.
▲외국투자가들은 만기 1년 이상의 국내 예금과 신탁상품에 대한 투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내에서 외국 통화표시 증권의 발행도 할 수 있다. 국내지사 설치에 있어서는 일반업종은 은행에 대한 단순 신고로 해결되며 금융업은 기존의 재경부 허가체제에서 신고방식으로 절차가 완화된다. 아울러 국내 지점이 해외로 송금하는데 대한 제한도 없어진다.
-외국환거래 실수요 원칙을 폐지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지금까지는 선물환 거래를 하고자 하는 경우 무역대금 결제 등 실수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거래를 허용했다. 앞으로는 실수요가 없더라도 아무 제한없이 자유롭게 선물환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환전영업자(환전상)가 되고 싶은데 방법은.
▲한국은행 총재에게 환전업무 등록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등록 신청서에는 영업장 시설에 대한 증빙서류가 첨부돼야 한다. 한국은행 총재는 신청인이 소정 규모의 영업장을 갖췄다고 판단될 경우 신청인에게 등록증을 교부한다. 영업장 시설기준은 한국은행 총재가 별도로 정한다. 환전영업자의 업무는 거주자 또는 비거주자로부터 원화를 대가로 외국통화 또는 외국의 여행자수표를 매입하는 외화매입업무와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외국환을 매각한 실적범위내에서 재환전해주는 업무로 구별된다.【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