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9세가 되는 이모(여)씨는 5년 전부터 겨울만 되면 맑은 콧물과 발작적인 재채기ㆍ코막힘으로 고생했다. 본원에서 코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여성 환자를 분석한 결과 80%는 냉증(冷症)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현대의학에서는 냉증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치료법은 전무한 상태이다.
냉증이란 어떤 병일까. 냉증은 좀 마른 체형의 스마트한 미인형에 많다. 난방을 좋아하고 냉방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손이 얼음처럼 차고 등이나 무릎, 배 등도 차다고 호소한다. 배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평소 따뜻한 차를 좋아하며 냉한 음료수를 싫어한다. 신경이 예민하고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타입도 많다.
냉증 타입의 여성은 생리불순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냉에 의한 복통과 요통이 거듭되며, 임신 중 유산이나 조산 가능성이 높다. 저혈압 기미가 있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그 만큼 야행성이 된다.
이러한 여성은 온성(溫性) 식품인 밤ㆍ사과ㆍ연근ㆍ무ㆍ생강ㆍ토란 등을 먹고 냉성(冷性) 식품인 바나나ㆍ배ㆍ감ㆍ콜라ㆍ주스ㆍ케익 등은 가능한 피하면 알레르기 비염이 훨씬 줄일 수 있다. 진피나 당귀ㆍ천궁 등 온성약이 들어간 입욕제로 매일 목욕하면 감기 예방도 가능하다.
알레르기 비염에 잘 듣는 한약은 소청룡탕(小靑龍湯)에 마황부자세신탕(麻黃附子細辛湯) 등 따뜻한 약을 조합한 처방이다. 냉증인 사람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게 좋은데 김치나 마늘ㆍ양파 등은 냉증을 막아 준다.
냉증 여성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 마황부자세신탕을 쓴 결과 이상 증상인 재채기ㆍ콧물 등이 없어지는 동시에 월경이 고르게 되고 손발이 찬 증상도 없어졌으며 허리가 시리고 아픈 것도 사라졌다.
냉증 여성의 체질은 태음인과 소음인에 많은데 이들은 음증(陰症)의 체질로 근본적으로 손발과 몸이 차다. 몸이 냉한 주부 중에는 아침에 일어나 아침식사 준비를 위해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냉장고 문을 열기만 해도 콧물이 끊임없이 나오고 재채기가 연발하는 경우가 많다. 영문으로 `모닝 어택`이라 부르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김남선ㆍ경희대외래교수ㆍ영동한의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