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것은 교회의 일그러진 모습 때문이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신임 회장으로 최근 선출된 임명규(62ㆍ남부산용호교회ㆍ사진) 목사는 4일 “올해는 해외선교 문제로 야기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등으로 한국 교회가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한국 교회의 문제는 개(個)교회 중심의 성장주의,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성과 윤리성 상실 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교회 내부의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9월 진보적 성향의 개신교단을 대표하는 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에 선출된 데 이어 1년 임기의 KNCC 회장을 맡은 임 목사는 “KNCC는 총무와 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회장은 거의 상징적 존재일 뿐”이라며 “다만 각 위원회가 결정하는 내부 사업들이 잘 추진되도록 돕고 협의회의 대표자로서 다른 교단이나 단체들과 대외 협력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KNCC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은 교회연합과 일치 운동이어서 이 부분에서 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려 한다”며 “무엇보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교단들이 KNCC와 함께할 수 있도록 회원교단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계에서 인정할 만한 교단이라면 언제든 KNCC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겠다”며 “현재 성결교회 교단의 KNCC 참여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회연합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개신교계를 굳이 보수와 진보로 나누려 하기보다 함께 손잡고 잘해나갈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기총과 함께 개최했던 부활절 연합예배 등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계획이다. KNCC 회장에 선출된 직후인 지난달 21일 기장 총회 임원들과 함께 1억원 상당의 수재지원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방북했던 임 목사는 “그동안 매년 금강산에서 개최해온 남북 교회 기도회를 내년 5~6월께 백두산과 평양을 연계해 열기로 북측에 제안해 긍정적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장 여신도회를 중심으로 북한에 탁아소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고 해방 전부터 함흥에 있던 재해병원과 원주 기독병원의 협력관계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또 기장 총회 임원단과의 만남을 매년 정례화하자는 제안을 북측 조선그리스도교련맹(위원장 강영섭)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