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夏鬪 먹구름 예고

임금타결률 5월말 17%…6년만에 최저<BR>자동차 4사·금속노조 ‘지각협상’ 돌입<BR>비정규직법안 맞물려 긴장 점차 고조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의 지불여력 감소, 금속ㆍ보건 산별교섭 지연 등으로 올 5월 말 현재 기업의 임금교섭타결률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임금교섭이 늦어지는데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법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시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어서 올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노동부는 지난 5월 말 현재 100인 이상 사업장 6,228개소의 임금교섭타결 진도율이 1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9%에 비해 1.2%포인트 떨어졌다고 9일 발표했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타결률은 23.4%로 노조가 있는 사업장(12.3%)의 두배에 가까웠다. 특히 5,0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타결률은 15.4%로 지난해 25.6%에 비해 10.2%포인트 낮아졌다. 임금교섭타결 사업장의 임금총액기준 평균 인상률은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에 비해 0.4%포인트 하락했다. 임금인상률은 2000년 7.6%, 2001년 6.0%, 2002년 6.7%, 2003년 6.4%, 지난해 5.2% 등에 이어 안정세를 보였다. 2000년에는 5월 말 임금교섭타결률이 33.0%로 전체 기업 3곳 가운데 1곳이 6월 이전에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6곳 가운데 1곳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봄철에 주로 이뤄져 춘투(春鬪)라 불렸던 노동계의 임단협 투쟁이 점점 늦춰지면서 올해는 7~8월에 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일까지 노사분규 발생건수는 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건에 비해 36% 줄었지만 분규타결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78.8%에서 올해는 56.9%로 크게 낮아졌다. 하투의 핵심사업장인 현대ㆍ기아 등 자동차 4사는 이달부터 본격 노사협상에 돌입했다. 산별교섭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는 7월 총파업을 결의했으며 금속노조는 교섭 두달 만인 7일 첫 협상이 이뤄지는 등 난항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공기업노조도 하반기 본격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노사정 합의 없이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할 경우 오는 20일부터 단계적으로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환노위가 법안심사소위가 끝나는 17일 노사정 합의 없이 법안을 처리할 경우 20일 금속산업연맹 10만여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파업 참가인원을 늘려 25~28일에는 25만명이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국회에서 비정규직 법안을 다루지 않을 경우에는 29일 하루 경고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박종선 노동부 노사조정과장은 “올해는 비정규직 법안을 둘러싼 노사정 갈등과 잇따른 노조비리 적발로 노동계의 임금교섭 준비가 예년보다 늦어졌다”며 “그러나 노조 내부갈등과 지난해 무리한 파업의 후유증 등으로 노조의 운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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