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발단은 비씨카드였다. 비씨카드는 이달 초 모바일카드 누적 사용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유효회원 기준으로 모바일카드 시장 1위에 올라섰다'고 주장했다.
비씨카드의 9월 말 기준 발급좌수는 약 80만좌로 경쟁사 대비 뒤지지만 유효회원 숫자는 약 74만좌로 경쟁사보다 많다는 얘기다.
이에 하나SK카드와 신한카드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하나SK카드 측은 "9월 말 기준 발급좌수(90만좌)는 물론 유효회원 숫자도 75만4,000좌에 달해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유심형과 앱형을 모두 통합한 전체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유효회원 1위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9월 말 현재 유심형은 75만좌, 앱형은 54만좌로 총 129만좌의 유효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반면 비씨와 하나SK는 유심형 모바일카드에만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각 카드사의 유효회원 집계는 상당 부분 공신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유효회원 숫자는 업체 간 서로 공유하지 않아 전적으로 각 카드사의 '주장'에만 의존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금융감독 당국이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휴면 모바일카드를 정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어 휴면카드 숫자를 제외할 경우 각 카드사의 유효회원 숫자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여신업계 일각에서는 모바일카드 시장에서 발급좌수나 이용액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산출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카드사의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에 의해 발급좌수나 카드이용금액이 쉽게 출렁이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지난 9월 앱카드 출시와 함께 이벤트를 진행하며 20여일 만에 15만4,000좌의 회원을 유치했다.
비씨카드도 최근 몇 달 동안 집중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월 40억~50억원에 불과했던 카드 이용금액 숫자가 올해 8월에는 월 200억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카드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각종 마찰이나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며 "모바일시장에서도 검증 없이 최초나 최고ㆍ1위 등의 수식어를 홍보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감독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