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방미] 개혁정책, 외국인 안심 시켜라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켜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는 한미 양국간 정치ㆍ외교적 측면에서 파트너십을 회복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국가 IR이라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새 정부 출범후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의 정치ㆍ경제적 환경의 변화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시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미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ㆍ미간 공조의 틀을 다지는 명실상부한 세일즈 무대가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울러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한국의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며, 이를 위해 자유시장원리에 입각한 경제정책을 펼 것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노력도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시장경제의 룰을 지키는 나라= 재계에서 이번 방미를 준비해온 장국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한국과 미국이 경제 부문의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감안, 투자 의사가 있는 나라와 기업을 안심시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 정부의 정책도 시장 경제의 원칙을 준수한다는 모습을 확인시켜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장 상무는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개혁 조치들에 대한 외국 투자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참여정부 출범후 미국 재계에서 집단소송제 등의 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시해온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시장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하는 개혁조치가 외국 투자가들을 도리어 불안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해서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외국 투자가들이 한국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새 정부의 친노조적 정책”이라며 “노동정책이 자칫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칠 수 있다는 외국 기업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국현 상무도 “한국이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나라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밝힐 것은 밝혀라= SK사태로 불거진 국내 기업들의 왜곡된 경영구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 투자가들은 한국의 기업 현실에 대해 알만큼 안다”며 “있는 그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국현 상무는 “SK문제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한국의 기업이 그동안 성장해오면서 잉태해온 역사적인 굴레라는 점을 설명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도 “한국 기업들이 지주회사 등의 형태를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미국 재계 유력 인사들과의 유대 관계를 통해 기업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한국의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긴축 활동을 통해 경영의 합리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은 성장하는 국가다= 정문건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래의 성장엔진을 계속 가동시킬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차피 미래 성장산업이 IT산업이라면 이를 재가동할 준비가 돼 있고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재정, 금융의 틀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국현 상무도 “한국이 성장하는 국가라는 점을 반드시 보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준식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상무도 “한국이 IT쪽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방미를 통해 외국 기업들이 IT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