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정책 허와 실:상(떠오르는 벤처기업)

◎즉흥적·나열식 지원책 난무/2005년 4만개 육성 등 중장기비전 불구/업계 의견수렴 과정없어 효과 미지수최근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여느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벤처기업만이 불황의 늪에 빠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돌파구라는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벤처기업만이 살 길이다」 벤처기업에 대해 쏠린 최근의 관심과 평가는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본지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터져나오는 벤처기업 육성방안과 창투사들의 움직임을 종합 진단하고 특히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벤처기업 탐방을 통해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가닥을 중장기 시리즈로 살펴본다.<편집자 주> 벤처기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경제대국 일본을 쓰러뜨린 미국의 무기가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라는 사실이 속속 입증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도 젊은 벤처기업들이 침체된 국내경제에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Venture)기업이란 말그대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에 뛰어든 「모험적인」기업을 말한다. 벤처기업을 시작한 사람들은 기술은 있으나 자금이 없는 게 대부분이다. 반면 기술이 사업화에 성공할 경우 때에 따라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수익을 낳을 수 있다. 정부도 올해부터 벤처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꽉 막힌 경제고속도로를 벤처기업으로 뚫어보자는 계획이다. 국내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고비용저효율」산업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의 간판인 벤처기업으로 풀어보자는 복안이다. 정부는 지난해말 현재 1천5백여개에 불과한 국내 벤처기업을 오는 2천1년까지 2만개, 2천5년까지는 4만개로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비젼을 발표했다. 오는 2천5년에는 전체 중소제조업의 20%수준까지 끌어올려 산업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벤처기업이 전체 제조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의지가 얼마나 높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지원자금규모를 내년 5백억원에서 2천년에는 1천억원, 2천2년에는 2천억원으로 크게 늘릴 예정이다. 벤처캐피털의 재원확충과 확대를 위해서 지난해말 현재 54개인 창업투자회사를 오는 2천1년 1백사로 늘리고 창업투자재원도 올해 2조6천억원에서 같은 기간동안 6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에인절제도를 활성화시켜 금융기관으로 편중되어 있는 자금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 방향을 틀 수 있도록 하고 창투조합의 외국인 투자자본 유입을 축진시킨다는 중장기비전을 마련했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지난해말 52개인 장외등록 벤처기업수는 1천개로 늘어난다. 이런 중장기계획이외에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들이 관련부처별로 경쟁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자고나면 발표되는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책이 너무 즉흥적이 아니냐는 핀잔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식 3부시장 개설과 총 발행주식의 30%범위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출자를 공정거래법상 총액출자한도에서 제외하는 조처다. 주식3부시장 개설의 경우 업계와 관련기관과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은 상태여서 수혜자격인 증권거래소마저 개설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멀티미디어와 이동통신기기용 칩세트를 직접 개발 생산하고 있는 (주)C&S테크놀로지의 서승모 사장은 『쏟아지는 육성책들이 나열식이고 너무 즉흥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구호뿐인 정책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실토했다. 이와함께 정부가 나서서 벤처기업만이 능사인 것처럼 요란을 떨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박병엽 (주)팬택 사장은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고 말하면서도 『젊은이들이 벤처기업의 본체인 기업정신과 기술개발을 통한 자기혁신의 모습을 볼 겨를을 주기전에 벤처기업의 버블만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계했다.<박동석>

관련기사



박동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