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기업 무분별 '돈놀이'

코스닥기업 무분별 '돈놀이'산업자금 동맥경화 부른다 공모·증자로 거액조달후 연구개발·시설투자 뒷전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신주 공모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정작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산업자금의 동맥경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0일 코스닥증권에 따르면 일반·벤처기업의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씩 100개사의 지난 6월 말 현재 현금 및 현금등가물(等價物·예금 등 은행거래 포함)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18일 현재 56조원)의 7%인 4조5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기사코스닥 기업 현금보유액 과다 또 올들어 7월10일까지 국내 코스닥기업들은 유상증자와 사채발행 등을 통해 4조6,785억원을 조달, 이 가운데 32%인 1조5,285억원을 타법인 출자에 사용했다. 이같은 코스닥 등록기업들의 무계획한 자금조달은 시장의 수급을 악화시켜 주가하락을 부채질함은 물론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쪽으로의 자금이동을 단절시켜 자금시장 전체에 걸쳐 유동성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현·예금보유 총계가 1,000억원 이상인 기업도 하나로통신·새롬기술·아시아나항공·한국통신하이텔·쎄라텍·핸디소프트·쌍용건설 등 7개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7개업체 중 상반기 매출액이 현·예금보유액을 넘는 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쌍용건설 2개사 뿐이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상반기 매출액의 10배에 가까운 현·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정부가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의 코스닥 등록을 지원한 것은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을 통해 생산성 및 경쟁력 제고, 신규사업으로의 진출을 돕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산업자금을 사장(死藏)시키는 결과만 초래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A기업의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나 연구개발은 경기와 연동되는 만큼 국내외 경기상황을 감안해 투자시기를 조율하다보니 현금보유 액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 연초 코스닥 활황을 틈타 등록기업들이 중장기계획 없이 무조건 자금부터 확보해놓고 보자는 식으로 나와 이같은 현상이 초래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증시관계자들은 신주 공모나 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금을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증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입력시간 2000/08/20 17:4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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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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