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수 10년7개월만에 최고] 전고점 돌파 영욕의 5년반

종합주가지수가 14일 1,061.93으로 마감, 5년반에 걸친 오랜 부침끝에 마침내 전고점 1,059.04(2000년 1월4일)을 뚫어냈다. 물론 역사적 전고점(1994년 11월 8일 1,138.75) 돌파로 '16년 쳇바퀴'에서 탈출,한국 증시의 '신기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중대 과제가 남아있지만 주식시장의 변화된 흐름과 기대감, 자금동향을 감안하면 연내 사상 최고치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히 힘을 얻고 있다. ◆ '사상누각' 전고점, 1년만에 반토막 = 지난 1989년 3월31일 사상 최초로 종합주가지수 1,000선을 밟았던 증시는 불과 4일만에 1,000시대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 중심의 투기성 장세로 급작스럽게 1,000선을 넘었던 시장이 다시 1,000선을 밟기 위해서는 다시 5년여가 걸렸다. 1994년 11월 두 번째 1,000 장세는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처음으로 이른바 '기관화 장세'가 나타나면서 정부의 증시 진정책속에서도 1,138선이라는 10년이 넘도록 깨지지 않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두 번째 1,000선 역시 문민정부 후반의 경기하강으로 안착에 실패한데이어 전대미문의 외환위기탓에 4년이 채 못 지나 280포인트(1998.6.16)까지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한국 증시의 세 번째 1,000 돌파국면이었던 1999∼2000년의 흐름은 격렬했다. 280선까지 떨어졌던 증시가 불과 1년여만인 이듬해 7월7일 마이너스 경제성장에서 11% 성장이라는 기록적 경기반전과 때마침 찾아온 범세계적 '정보기술(IT) 거품경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1,000선을 넘은 것이다. 1,000선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지수는 이듬해 첫 거래일인 2000년 1월4일마침내 5년반 동안 지켜진 장중 1,066.18, 종가 1,059.04의 고점을 찍었지만 이는고점의 형성이자 동시에 '거품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불길한 신호였다. 이튿날 무려 72.73포인트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4월17일에는 세계적 IT 거품붕괴 우려로 하루만에 93.17포인트가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 연말인 12월22일에는 500.60까지 밀리며 1년이 채 못돼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 '9.11'수난..900대서 좌절도 = 2001년 이후 증시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경기만큼이나 힘든 시절을 보냈다. 하락세를 거듭하던 증시는 2001년 4월 10일 491선까지 밀려나는가 하면 미증유의 '9.11 테러'가 발생한 이튿날에는 하루만에 주가가 12.02% 폭락하는 등 살아나지않는 경기에 외부악재까지 겹치며 반등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증시는 이후 일시적 기대감과 저평가된 한국 주식 사냥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2003년과 2004년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900대로 올라섰지만 그 때마다세계 증시를 주름지게 한 '테러와의 전쟁',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쇼크',중국의 경기과열 진정에서 비롯된 '차이나쇼크' 등에 휘말리며 두 차례나 930선을고점으로 물러나야 했다. ◆ "사상 최고치 도달가능" 전망 힘얻어 = 우울한 경기전망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증시에 또 한 번의 대세상승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8월. 뜻하지 않던 금융통화위원회의 전격 금리인하를 신호탄으로 주식시장은 다시 한번 대세 상승쪽으로 방향을 틀며 8월25일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넘어섰고 이어 지난1월14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900선을, 2월28일에는 사상 4번째 1,000선 돌파국면을 맞았다. 과거 대세상승 국면에서와 달리, 엇갈리는 경기전망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대신 적립식 펀드라는 '신종 무기'가 저금리 때문에방향을 돌린 시중 유동성을 흡입해들인 것이 주동력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상승을 거듭하던 종합주가지수는 마침내 14일 전고점을 넘어 1,061.93으로 마감, 마침내 5년6개월간 시장을 짓눌러온 굴레를 시원스레 떨쳐냈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대세상승의 종료는 멀었다"며 전고점을 뚫은증시가 연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대신증권 김영익 상무는 "종합주가지수는 오는 4.4분기 1,200선까지 오른데 이어 내년에도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조정국면에 신경쓰지 말고 '보유'전략을 구사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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