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당선자 국정운영 윤곽 관심

지난 주말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은 대지가 생명을 토해낼 것 같은 계절이다. 그러나 새봄을 향한 기대와 달리 나라 안팎의 상황은 좋지 않다. 중동지역의 전운이 여전하며 북한과 미국간 핵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았던 경제에도 다시 암운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새로 출범할 정부가 제시하는 의욕적인 비전도 국내외 악재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무엇보다도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발 경제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산업생산, 소비자신뢰지수가 이 같은 불안감을 부추겼다.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도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국제원유가격 역시 오름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 주가와 달러화 약세, 각종 경기지표의 악화라는 트리플 악재에 세계 경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비교적 건실하게 버텨온 우리 경제의 주변 여건도 좋지 않다. 고물가, 고유가, 원화강세라는 삼중고와 맞닥뜨린 것.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가계대출을 계속 억제해야 하는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현안들이 적지 않은 이번주는 격랑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한주가 될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이번 주부터 국정보고를 받기 시작한다. 주요 부처는 물론 지방 순회 일정도 계획돼 있다.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당선자의 국정 운영 윤곽이 더욱 뚜렷하게 전달될 전망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일 경제현안점검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2003년 경제운용방향`과 크게 틀리지 않을 전망. 올해 통화운용정책방향과 미국ㆍ일본, EU(유럽연합) 등의 현안 점검과 전망 등 두가지 안건이 추가되는 정도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같은 날 인수위법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21일에는 무디스 신용평가단이 찾아와 북핵문제와 반미감정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을 주로 논의한다. 기획예산처도 이날 주요국가의 연금개혁동향을 내놓는다. 고령화사회에 대응하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흥은행의 운명도 23일 열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변화의 문턱에서 국내외 경제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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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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