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통·데이콤 ACR<자동다이얼 장치>싸움 전면전

◎데이콤 “한통이 경쟁왜곡” 비난광고/한통 “공정위 제소하겠다” 맞불 지펴ACR(Automatic Call Router·자동다이얼장치)설치와 철거를 둘러싼 한국통신과 데이콤간의 공방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싸움은 양사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사업자들이라는 점에서 사태추이와 결과을 지켜보는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1일 데이콤이 이날 주요 일간지에 자사를 비난하는 광고를 게재한 것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추진하는 등 적극 대응키로 했다. 데이콤은 지난 30일 「한국통신의 ACR불법 철거 중단과 공정경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진데 이어 1일자 주요 일간지 광고를 통해 「경쟁의 본질을 왜곡시킨 한국통신의 책임」을 비난하고 나섰다. ACR이란 전화기 내부나 옆에 부착돼 시외전화 사용시 가입자가 데이콤의 식별번호인 「082」를 누르지 않고도 데이콤의 시외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데이콤은 한국통신에 비해 추가로 3자리를 누르는 번거로움 때문에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자 지난 95년 지금까지 약 90만대를 무료로 배포해 왔다. 이에대해 한국통신은 지난 95년 12월부터 ACR 무상공급은 부당행위라며 정통부에 수차례 신고 했고, 급기야는 지난해 11월 데이콤이 ACR을 철거한 한국통신의 직원을 고소하고 이에대해 당사자가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 하는 등 갈등을 증폭시켜 왔다. 한편 이번 싸움에는 정보통신부의 책임도 많다는 지적이다. ACR에 따른 음질저하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오랫동안 계속돼온 양사의 싸움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싸움의 해결책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시외전화 사전등록제」실시뿐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가 전화가입시 한 회사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사전등록제다. 문제는 시장개방을 불과 6개월 앞두고 국내 간판급의 두 회사가 이전투구식의 싸움을 해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나든 한국통신은 공기업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고 갓 신접살림을 차린격인 데이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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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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