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당나귀 투자자

남들이 투자하면 덩달아 투자하는 사람을 일컬어 당나귀 투자자라고 한다. 18세기 영국에서 주식의 뇌동(雷同)투자자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요즈음 국내의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행여 이러한 투자자가 없는지 우려가 된다. 한때 국내에서 근무했던 고위외국인사가 우리나라 국민의 습성을 빗대어 들쥐(LEMMING)와 같다고 표현하여 논란을 빚은 일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 국민뿐아니라 외국인들도 그런 습성이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들쥐와 당나귀 뿐만 아니라 노루나 양떼들, 오리나 기러기떼 등 많은 동물도 한마리가 움직이면 모두가 뒤따라 움직이는 습성을 볼 수 있다.어디 주식투자에만 당나귀투자가 있겠는가. 부동산 투자(투기)나 물건의 사재기에도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기업가들도 남들을 따라 경쟁적으로 무리하게 과잉·중복투자를 함으로써 경제를 어렵게 한 일이 최근까지 있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먹이가 풍부한 곳에 동물들이 모여들 듯 이익이 있을만한 곳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럽기까지 한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들이 투자하여 많은 수익을 남겼다고 하니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위험은 생각하지 않고 덩달아 행동하는 어리석음이다. 영어의 당나귀(ASS)라는 단어에는 「바보」라는 뜻도 있다. 그렇다면 당나귀 투자자란 바보투자자라는 뜻도 내포된 것이 아닌가. 여기에는 정보에 목말라 하는 투자자에게 과장되거나 허황된 정보를 유포함으로써 투자를 부추기려는 사람들의 책동이 끼어들 소지도 그만큼 클 것이다. 투자분석을 통하여 증권시세를 전망하는 전문가(ANALYST)들도 정확한 예측을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지상(紙上)에는 「개인투자자 10계명」을 보도하여 투자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자산운용전문기관에 의뢰하거나 확실한 판단과 자기 책임하에 투자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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