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까지 획기적 중기지원 절실”/WTO체제 정비되면 무한경쟁 돌입/준비기간 체질개선 안되면 기반붕괴/10조원 방출 등 통치권자 결단 있어야『WTO 경쟁체제가 완전 정비되기 전인 오는 2002년까지가 우리 중소기업 활로모색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최고통치권자 차원의 결단과 획기적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병서 한국특수화학회장(60·페인트잉크조합이사장)은 현재 우리 중소기업의 경우 부족한 자본과 높은 금리, 비싼 토지가, 부족한 노동력, 생산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임금 등으로 이미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불공정한 거래관행, 기초과학기술수준의 저위, 기술개발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비가격경쟁력도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로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지 않은 채 무한경쟁시대를 맞을 경우 중소기업의 기반붕괴는 명약관화하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WTO 경쟁체제가 정비되기 전의 준비기간을 십분활용, 체질개선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 이회장의 지론이다. 특히 이같은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최고통치권자 차원의 결단과 획기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중소기업 살리기 방법론이다.
이와관련, 이회장은 『중소기업 활로모색을 위한 정부지원의 최우선 순위는 자금지원에 있다』면서 『오는 2002년까지 10조원 정도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획기적 조치도 한 방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장은 이어『만일 이같은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조건은 담보없이 3년거치 5년상환, 5%정도의 저리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회장은 또한 『현재 중소기업은 자기자본 비율이 감소하는 반면 부채비율이 증가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해 외부차입금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금융비용부담 또한 증가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외부차입금 상환기간을 3년정도 연장해주고 연체금리도 탕감해주는 조치도 강구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이같은 일련의 중소기업 살리기 방안에 대해 일견 실천하기 힘든 난제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처럼 획기적인 조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 회생은 어려우며, 또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최고통치권자 차원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회장은 금융기관의 부동산담보 대출관행과 관련,『금융기관이 신용이 아닌 부동산담보 대출을 지속함으로써 기업가로 하여금 흑자가 날 경우 이를 생산성향상을 위한 재투자보다는 대출 안정성 확보를 위한 부동산투기로 유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기업의 투자재원 확보 및 부동산투기 방지라는 사회적 가치추구를 위해서도 부동산담보 대출관행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특히 『중소기업인들은 최근 부도 방지, 또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소유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정부의 부동산안정시책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의 정책방향은 십분 이해하지만 중소기업인의 도산방지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부동산 매각에는 규제를 대폭 완화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정부의 지원에 앞서 중소기업 스스로가 활로모색을 추구해야 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는 상시과제라면서 『협동조합이야 말로 일종의 대규모 컨소시엄인 만큼 조합원의 실질적 이익창출과 보호육성이 이루어지도록 기협중앙회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