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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발빠른 수도권 폭우 보도… 중동 민주화 바람… 팔로워의 힘

■ 팔로워십(Followership) (바버라 켈러먼 지음, 더난출판 펴냄)<br>막강한 영향력 발휘 정치·사회등 변화 주도<br>"긍정적 팔로워십 이끌어내는 조직만이 생존"


올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발원한 '재스민 혁명'을 계기로 중동 지역엔 민주화 바람이 들불처럼 거세게 번졌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긴 '미완의 혁명'이었지만 기존 독재국가에 있었던 민주화 항쟁과 다른 점은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최근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소셜 미디어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시간당 최대 100mm가 넘는 폭우로 인해 도심 곳곳에서 차들이 잠기고 교통마비 현상이 일어나자 시민들은 발 빠르게 트위터로 현장을 알리며 더 큰 피해와 불편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인 저자는 이처럼 막강해진 팔로워(Follower)의 힘에 주목한다.최근 들어 리더가 아닌 팔로워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 영역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리더와 팔로워의 권력 관계가 대등해진 것은 아니지만 팔로워의 존재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만큼 리더와 팔로워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류 역사를 통해 살펴보면 통상 리더는 앞에서 이끌고 팔로워는 뒤에서 따른다. 서로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공정한 교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소속감ㆍ안정ㆍ안전에 대한 욕구도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비효율적이고 비도덕적인 나쁜 리더를 따르기도 한다. 저항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가 크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권력ㆍ권한ㆍ영향력의 역학 관계를 기준으로 더 많이 가진 자는 리더, 덜 가진 자는 팔로워이며, 팔로워십(Followership)은 상급자(리더)에 대한 하급자(팔로워)의 반응으로 규정하기는 한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조직내 관계가 점차 수평적으로 바뀌고 정치인은 물론 최고경영자(CEO) 등 대부분의 리더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저자는 "리더는 더 이상 팔로워를 경시할 수 없게 됐지만 그렇다고 리더가 더 이상 의미 없다거나 인간 본성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21세기에는 개인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힘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고 이 사실을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팔로워의 유형을 리더와 조직에 연계된 정도에 따라 무관심자(isolate), 방관자(bystander), 참여자(participant), 운동가(activist), 완고주의자(diehard)로 구분한다. 무관심자는 현실 정치나 조직의 위기에 관심이 없는 자들이며 방관자는 지켜보기만 할 뿐 참여하지 않는 자들로 저자에 따르면 이들은 결코 좋은 팔로워가 아니다. 반면 참여자, 운동가, 완고주의자는 좋은 리더를 지지하거나 나쁜 리더에게 저항한다는 전제 조건이 갖춰질 때 좋은 팔로워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과거에도 팔로워가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자는 아니었다. 고대 로마 스파르타쿠스의 노예반란, 프랑스 대혁명, 한국의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 모두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수많은 팔로워가 리더의 지배와 통제에 저항하며 변화를 이끈 사건이었다. 그러한 변화가 발전된 기술 문명에 힘입어 오늘날 전 세계적 연대와 지지 속에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대적 요구와 기대가 커지면서 리더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팔로워를 향하게 된 지금의 변화는 매우 긍정적이면서 커다란 발전"이라며 "국가든 기업이든 팔로워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팔로워십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내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1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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