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0-1로 패배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구자철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이 짧았느냐’는 짊문에 “그렇다. 예선부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경험이 있다면 선수 개개인이 팀으로 더 뭉쳤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그런 시간이 길었다면 확실히 더 단단한 팀이 됐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모여서 우리들의 팀을 만들기에는 여러가지 외적으로 받은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컸다”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대회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대표팀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고 이어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난 뒤 사퇴하고 월드컵을 1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구자철은 “노력에 비해 결과가 가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수들의 능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선수들이 중압감과 압박감을 많이 받으면서 스스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그 어느때보다 많았던 대표팀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에둘러 설명했다.
구자철은 특히 ‘의리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의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전했다.
구자철은 “(박)주영이 형에 대한 (여론의) 포커스가 너무 크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팀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주영이 형은 누구보다도 노력을 많이 했다. 그가 골을 넣기를 바랐는데 그러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며 한숨을 쉬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패인 중 하나로 ‘체력 관리 실패’를 꼽았다. 그러나 이 말을 취재진에게서 전해들은 구자철은 다른 의견을 냈다.
구자철은 “선수들은 경기장 안에서 90분간 모든 것을 다 쏟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정말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경기장 안에서 다 보여줬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