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양시, 통신사 중계기 전기요금 5년치 받아내

자체감사서 재정누수 밝혀

소형 중계기 요금도 징수 예정

KT와 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한 지방자치단체에 5년간 밀린 전기요금을 한꺼번에 물어 주는 일이 생겼다.

1일 안양시에 따르면 LG유플러스·SK텔레콤·KT 등 국내 통신 3사는 시청사와 산하기관·사업소 등에 설치된 중형 이상 이동통신 중계기 142대에 대한 5년치 전기요금 1,686만원을 납부했다. 납부액은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991만원이며 KT가 383만원, LG유플러스가 311만원 순이다.


발단은 이랬다. 통신사들은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시청사와 산하기관 등에 이동통신 중계기를 설치했다. 중계기도 기계다 보니 전기를 써야 하는데 통신사들이 자체 계량기를 설치하지 않고 지자체 전기를 그냥 끌어다 쓰다 보니 결과적으로 시 전기요금에 전가되는 결과가 됐다. 통화 품질 개선을 위해 설치한 중계기 전기요금은 당연히 통신사가 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문제시되지 않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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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방재정이 쪼들리는 지자체로서는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에 연간 2,000만원의 예산 누수는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게 됐다. 이에 따라 안양시는 지난해 자체감사를 벌여 시청사와 각종 공공시설에 통신 3사가 중계기를 설치해놓고 전기요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올해 초부터 6개월간 전수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시청사를 비롯한 도서관·산하기관 등의 건물 203곳에 495개의 중계기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고 통신 3사에 전력소모가 높은 중형 이상 중계기 142대에 대한 전기요금 납부를 요구해 관철시켜낸 것이다.

안양시는 올해부터는 소형 중계기에 대해서도 요금을 징수할 방침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앞으로 이동통신 중계기에 별도 계량기를 부착해 통신사가 전기요금을 한전에 직접 납부하는 방식과 중계기 사용계약을 통해 안양시가 직접 요금을 징수하는 방식을 통신사와 협약할 계획"이라며 "매년 2,000만원의 예산 누수를 막을 수 있어 전국 지자체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통사들이 중계기를 설치할 때 자체 계량기를 설치해 전기요금이 따로 부과되도록 하고 있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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