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이라크에 대한 공습은 전격적이라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 온 것이다. 지난달에도 일촉즉발 위기까지 갔던 상황하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공격명령만 취소했을뿐, 걸프해역의 미군 작전태세는 그대로 유지돼 왔다. 시기적으로 미 하원의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투표를 하루 앞두고 단행됐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승부수」라는 비난도 있긴하다. 국제적인 반응도 함께 작전에 참가한 영국과, 몇몇나라를 제외하고서는 차가운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중동에서 전운이 감돈다는 것은 세계경제를 뒤 흔드는 엄청난 악재나 다름없다. 바로 원유 때문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하에서 겨우 안정을 되찾은 한국경제에는 치명타가 되는 셈이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국제원유가는 북해산 브랜트유가 배럴당 9.17달러까지 떨어져 한자릿수 시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공습이 임박하면서 11.25달러로 1달러 가량 올랐다. 실제로 공습이 현실화된만큼 당분간 급등세도 우려된다.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이라크가 주변국가들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경우, 또 한차례의 오일 쇼크도 예상된다. 걸프전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약세도 걱정이다. 엔화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제품의 수출이 차질을 빚게 된다. 아직은 국내경제에 큰 영향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물가·환율·주가·금리 등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전체제품의 37.3%에 달하는 석유제품가격은 평균 2.75%, 전체 소비자물가는 0.16% 포인트 정도 오르느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적으로 원유가인상은 1개월후에나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전쟁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재경부 지적이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변수가 있는 탓이다. 이라크 사태도 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투표의 향방도 마찬가지다. 뉴욕 증권시장의 DJ지수가 최근들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그 어느때보다도 국제적인 동향을 주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