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 경제권이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15일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의 놀라운 반등(Asia's astonishing rebound)'이라는 커버스토리에서 "중국, 인도네시아, 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신흥경제권의 2ㆍ4분기 성장률이 평균 10%(연율 환산) 이상을 기록했다"며 "이는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를 뛰어넘는 회복세로, 이들 국가가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9년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과 달리 9.5% 성장했다"며 "경기예측 전문가들은 아시아 호랑이들의 회복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신흥경제의 빠른 경제 회복 배경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자동차ㆍ전자 등 제조업의 발달과 건전한 정부 재정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재정ㆍ통화 정책이 실시된 점을 꼽았다. 특히 아시아 국가의 가구당 부채도 적은 편이라 정부의 감세와 현금보조 조치로 생긴 돈이 저축보다는 지출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신흥 경제권의 소비 총량은 미국 소비 총량의 40%수준에 불과하지만,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소비의 성장세"라며 "올 들어 아시아 신흥 국가에서 소비 증가세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소비 감소분을 메울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아시아 신흥경제권이 앞으로 5년간 선진국 경제보다 3배 정도 높은 7~8%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아시아 신흥경제권의 회복 속도와 힘은 아시아가 미국이라는 고리에 묶여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잡지는 다만 "아시아 신흥경제권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지만 정책 결정자들은 거품을 형성하지 않고 굳건한 경제성장세를 지속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