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농협, 보험장사 '쑥쑥'
보험료수입 8조·7조 돌파-생보시장 빅5체제로
우체국과 농협의 보험영업이 급성장하면서 삼성ㆍ교보ㆍ대한생명 등 이른바 생보사 빅3가 과점하고 있던 생보시장이 빅5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우체국과 농협은 지난해 보험료 수입이 각각 8조원과 7조원을 넘어서는 등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을 따라 잡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생보업계는 우체국과 농협이 특혜속에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공정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31일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우체국은 지난해 보험료 수입이 전년에 비해 81%나 늘어나면서 8조7,28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올해 3월말 결산에서 9조원대의 보험료 수입이 예상되는 대한생명과 근소한 차이다. 우체국은 지난 99년에 36%가 성장, 4조8,155억원의 보험료 수입을 거두면서 농협을 추월했다. 농협도 99년에는 주춤하던 보험영업이 지난해는 63%가 성장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7조973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생명은 올해 3월말 결산에서 20%대의 성장세를 예상하며 수입보험료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고 교보생명은 8.9% 성장에 11조5,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올해는 20%대의 플러스 성장을 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와 농협은 올해 보험영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고 보험사들은 역마진을 우려해 1억원 이상의 거액 일시납 보험료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연말에는 대형 생보사와 우체국ㆍ농협의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우편국보험특별회계 예산을 지난해 비해 46.6% 증가한 3,606억원으로 책정, 이를 보험모집활동 지원비로 집중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농협도 내년부터 보험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없어짐에 따라 올해 집중적인 판매 확대 전략에 나설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3년, 5년짜리 고액 일시납 저축성보험이 크게 늘어 전체 수입보험료 중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99년의 65%에서 지난해는 75%, 5조원으로 10%포인트 늘어났다"며 "이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축소되고 대형 보험사들이 거액 보험을 거부한데다 농협이 확장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생보업계는 우체국과 농협이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우체국과 농협은 정부의 지급보증과 세금 감면 등 각종 특혜 속에서 거대 금융기관으로 성장, 보험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금융연구소 관계자는 "우체국이나 농협도 생보사와 동일한 감독규정을 적용받고 취급상품과 업무영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