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자성어로 본 주요기업 새해 경영화두

"불확실한 경영환경 슬기롭게 헤쳐나가자" 의지 담아

삼성 '교토삼굴' 토끼가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

현대차 '절차탁마 옥돌을 잘라 쓸고 갈아 빛을 낸다


SK '석전경우' 척박한 자갈밭을 갈고 있는 소

LG '마부위침'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한화 '해현경장'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

롯데 '침과대단' 창을 베게 삼아 아침을 기다린다


삼성ㆍ현대차 등 주요 그룹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경기 침체가 복병이 될 임진년 새해를 맞아 교토삼굴(狡兎三窟)ㆍ절차탁마(切磋琢磨) 등의 사자성어를 경영화두로 던졌다.

난국을 타개하고 내실을 기하자는 뜻으로 험로가 예상되는 2012년을 슬기롭게 헤쳐나가자는 의지가 읽힌다. 또 검찰수사로 시련을 겪고 있는 SK 등은 묵묵히 갈 길을 가자는 석전경우(石田耕牛)를 외치며 정신무장에 나서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교병필패(驕兵必敗)를 제시하며 자만을 경계했던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위기에 대비하자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을 새해 사자성어로 꼽았다. '토끼가 굴 세 개를 파놓는다'는 의미로 혹시 모를 위기상황을 상정하고 대처 방안을 구축해놓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옥돌을 잘라 줄로 쓸고 끌로 쪼고 갈아 빛을 낸다'는 절차탁마(切磋琢磨)를 경영화두로 정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자동차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새해에는 품질경영을 강화하고 자동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내실을 기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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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화두로 던진 석전경우(石田耕牛)는 '척박한 자갈밭을 갈고 있는 소'라는 뜻. 검찰수사로 신년 경영계획조차 세우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룹 앞에 놓여 있는 여러 과제를 우직한 소처럼 묵묵히 해결하겠다는 얘기다.

시장 선도제품ㆍ서비스 개발과 미래 준비가 경영 모토인 LG그룹은 마부위침(磨斧爲針)이 어울린다는 분석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의미로 달성하기 힘든 목표도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로 이루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배어 있다. LG그룹이 올해 전자부문에서 반드시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새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화그룹은 '느슨해진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새해를 맞았다. 태양광 등 신성장동력 확충에 나서고 있는 한화그룹은 혁신의 자세로 제2의 창업을 하겠다는 각오다.

공격투자 전략을 다듬고 있는 롯데그룹은 '창을 배게 삼아 자면서 아침을 기다린다'는 침과대단(枕戈待旦)이 잘 어울린다는 게 재계의 평이다. 전투 준비 태세를 늦추지 않고 경계하는 병사의 모습처럼 '언제든지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자'는 뜻이 롯데그룹 경영전략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올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GS그룹은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나간다'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새기고 있다. 최근 허창수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움츠리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해서 미래를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동부그룹은 강장하무약병(强將下無弱兵), 즉 '강한 장수 밑에는 약한 병졸(兵卒)이 없다'는 사자성어를 신년 화두로 내걸었다. 조직을 성장하는 방안으로 리더십 강화를 강조하겠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중국 춘추시대 오나라 도장인 간장과 그의 아내 막야가 만든 두 자루의 명검을 뜻하는 간장막야(干將莫耶)를 새해 화두로 제시했다. 아무리 잘 만든 칼이라도 사람의 힘이 더해져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듯 임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힘을 모아 오랜 숙원사업인 브라질 제철소 건설을 성공적으로 완수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현대아산 직원의 70%가량을 내보내는 등 어려움을 겪은 현대그룹은 '비상하는 용처럼 새로운 비상과 위대한 미래를 위해 힘차게 전진해나가자'는 비룡승운(飛龍乘雲)을 신년 사자성어로 꼽았다.

STX그룹은 손자병법에서 손자가 영원한 승자가 되기 위해 제시한 응형무궁(應形無窮)을 새해 사자성어로 꼽고 있다. 쉼 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무한히 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유연한 대응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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