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저성장·저물가 구조가 고착되면 오는 201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돌파한다는 정부 내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올해 5조원, 내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0조~15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근혜 정부가 5년 임기 내내 반복되는 세수펑크와 적자재정으로 나라 살림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차기 정부에도 빚만 가득한 곳간을 물려주게 된다는 의미다.
1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세입여건 변동을 감안한 재정수지·국가채무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저물가 기조로 올해 경상 성장률이 4.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 6.1%보다 무려 1.3%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재부는 경상 성장률 하락(-3조3,000억원) 및 기타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세수결손이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10조9,000억원보다는 줄어들었지만 내부적으로도 4년 연속 세수펑크를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재부는 더 나아가 내년부터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2018년까지 매년 10조~15조원의 세수펑크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세수결손이 심화되면서 국가재정 상황도 더욱 악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재부는 관리재정수지가 중기재정계획(2014~2018년) 대비 0.3~0.5%포인트 하락하고 국가채무는 1.6~2.0%포인트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2018년에는 국세수입이 257조원으로 중기재정계획(2014년 작성)보다 15조원 급감하게 된다. 또 국가채무는 4조4,000억원 더 늘어나 GDP 대비 비율이 40.7%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는 내년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최대한 긴축 편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정정책자문회의에서 "제로베이스 예산 방식과 보조금 일몰제를 엄격히 적용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는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