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이후 서구식 인사관리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아직도 국내 기업 10곳중 4곳은 직원을 승진시킬 때 인사고과나 직무능력보다는 근속기간을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 2,0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35.0%인 700곳이 사무관리직을 승진시킬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근속연수를 꼽았다. 인사고과와 직무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체는 각각 31.7%와 26.6%로 뒤를 이었고, 자격증 소지여부는 2.5%에 불과했다.
생산기능직의 경우에는 연공서열 중시 풍조가 사무관리직보다 더 확산돼 있었다.
근속연수를 우선 고려한다는 응답률이 35.8%로 가장 높았고 직무능력 29.0%, 인사고과 28.2% 등의 순이었다.
다만 서비스 영업직을 승진시킬 때는 인사고과를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고과가 34.3%로 가장 많았고 근속연수 31.6%, 직무능력 28.2%, 자격증 소지여부 2% 등이었다.
이와 함께 상장회사의 비정규직 비율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당시인 97년의 5.5%에서 10.4%로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줬다.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을 채용하기 시작했다는 대답과 비정규직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각각 13.6%와 14.3%를 차지함으로써 기업체 10곳중 3곳이 IMF 이후 비정규직을 적극 채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외환위기이후 기업체들은 구조조정방식을 통한 조직구조 개편을 가장 선호했다.
조직구조 개편을 선택한 기업이 43.6%로 가장 높았고 인원수 40.1%, 인건비 31.
7%, 근로시간 18.2%, 기능 16.0% 등의 순이었다.
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경영계에 서구형 인적자원관리시스템이 도입, 확산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전통적인 연공서열형 관리제가 지배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나라에 맞는 인적자원 관리시스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