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유적이란 국경의 방비를 위해 내륙이나 해안 또는 섬에 설치하는 보(堡)나 진(鎭), 목책(木柵) 또는 수책(水柵), 포(浦) 또는 포영(浦營), 행영(行營), 성(城) 등의 요새 시설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강화도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250여점의 역사 유적이 보존되고 있으며 이 중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조선시대 '관방유적', 고대 제단 및 단군 관련 유적으로 '제의유적'과 고려시대 '도읍유적'이 있다.
시는 이 가운데 관방유적이 세계문화유산 기준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오는 8월까지 유네스코 등재후보로 선정할 방침이다. 강화도의 5진, 7보와 53개 돈대는 세계 전쟁사와 관련이 깊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도 강화도의 유적 분포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공간이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기(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강화고려역사재단 대표이사는 "강화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아우른 곳으로 특히 외세 침략에 맞선 고려시대 수도이자 조선시대 군사요충지로서 세계사적 의미가 크다"며 "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의 큰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은 '진정성(Authenticity)'과 '완전성(Integrity)'으로 요약된다. 진정성이란 인류 역사에 중요한 가치를 지녔거나 기념이 될 수 있는지를 뜻하고 완전성은 원형 보존이 잘 돼 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문제는 남아 있는 유적의 가치를 유네스코 등에 얼마나 부각시킬 수 있느냐가 앞으로 인천시의 과제다.
문화재 보호구역 내 각종 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것도 인천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효과에 대한 홍보와 주민 상생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위원이었던 김준혁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는 "남한산성 인근 주민들도 등재 추진 당시 반발이 심했지만 경기도에서 세계문화유산 탐방 등을 지원하며 설득했다"면서 "이후 남한산성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대다수 주민이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강화도 역사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201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와 연계한 남북 학술교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내 세계유산으로는 지난 1995년 경주시의 석굴암과 불국사, 경남 합천의 해인사 8만대장경, 서울시 종로의 종묘가 처음으로 등재됐다. 이후 경기도 광주와 성남·하남시에 걸쳐 있는 남한산성이 지난해 등재되는 등 모두 11건이 세계유산으로 선정됐다. 또 잠정목록에 올라 있는 세계유산도 공주·부여역사지구 등 17건이 대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