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번엔 시스코 … 더 견고해진 삼성 특허동맹

향후 10년간 크로스 라이선스

애플과 특허분쟁서 방어막 확보

서비스 혁신·연구개발에 집중

삼성전자 특허 라이선스 일지


삼성전자가 구글에 이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와 특허 크로스라이선스(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에 맞서기 위한 든든한 동맹군을 늘려나가며 위협 요소는 줄이고 상호협력을 통한 기술혁신 기반을 다지는 두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와 시스코는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두 회사의 기존 특허는 물론이고 앞으로 10년간 출원하는 특허까지 포함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잠재적 특허 소송 위협을 줄이고 미래 제품과 서비스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시 스코는 최근 10년 동안 특허 경쟁력이 강한 기업을 중심으로 41개사를 인수하는등 특허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을 들이는 업체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등록 특허만 해도 9,700여 건에 달할 정도다.


안승호 삼성전자 지적재산권(IP)센터장(부사장)은 "시스코와의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 모두 잠재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며 "이는 전 세계의 양사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댄 랭 시스코 특허 담당 부사장은 "최근 지나친 소송전으로 혁신이 제약당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시스코와 삼성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혁신을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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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허체결은 애플과의 특허 분쟁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다른 특허 위협을 없애 잠재적 전선(戰線)을 줄일 필요성이 커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특허를 보유하고도 상품은 만들지 않고 소송에만 활용하는 이른바 '특허괴물(Patent Troll)'인 NPE(Non-Practicing Entity)의 소송 공격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구글에 이어 시스코와도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반도체와 통신장비, 휴대폰 등 전 사업분야에 걸친 특허 동맹을 완성하게 됐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거나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구글·시스코와의 잇따른 특허공유 협정으로 특허 방어막이 더욱 견고해지게 됐다. 아울러 특허 분쟁 가능성이 크게 줄어 들어 연구개발(R&D)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런 움직임은 애플과 소송에서 지금까지 견지해온 공식 입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삼성전자는 특허소송과 관련해 줄곧 "진정한 혁신은 법정이 아니라 시장에서 평가받는 것"이라며 "무분별한 소송은 경쟁사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제품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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