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람은행 안산RM팀/개점1년만에 여수신 1,000억(금융가화제)

◎‘「신뢰」로 고객 사로잡았죠’/중기방문 현장서 대출결정/사장보다 실무자 상대 ‘주효’「개점 1년만에 여수신계수 1천억」 은행 신설점포가 이같은 실적을 달성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지방 중소도시 신설지점의 개점 1년후 계수는 잘해야 5백억원 수준.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진 최근에는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보람은행 안산 RM(Relationship Management)팀은 불가능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 점포의 9월말 현재 여신계수는 7백51억원. 전액 중소기업 대출이다. 여기에 수신계수 2백47억원을 더하면 계수는 1천억원대에 이른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같은 실적이 지점장급인 팀장과 차장, 계장 등 3명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 이징락 팀장(40·경제학박사)은 그 비결을 「신뢰」라는 단 한마디로 설명한다. 개점 당시 영업안내문을 발송하면서 가장 먼저 최소 5년간의 근무기간을 약속했다. 중소기업의 은행에 대한 최대 불만이 은행 책임자의 잦은 인사 이동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 팀장이 자리를 이동하더라도 바로 밑의 차장이 승계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소기업체들이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게다가 대출이 신속, 간편했다. 팀장과 RM(차장)이 합의만 하면 현장에서 대출이 결정됐다. 금리결정권도 팀장이 아니라 RM이 행사했다. 은행원하면 연상되는 말쑥한 정장을 벗고 점퍼를 상시 착용하며 중소기업체를 돌아다녔다. 거래기업 사장의 해외출장을 수행하며 통역, 거래처 알선, 비서업무 등 1인3역을 맡은 적도 있다. 「중소기업과 거래할 때는 사장과 직접 상대하라」를 은행가의 불문률을 깨고 실무자들을 사귀었다. 이팀장은 『매출이 50억원을 넘으면 오너의 직접 통제가 불가능하다. 어느 중소기업이나 직위에 관계없이 자금실세가 있기 마련』이라고 귀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요즘 보람은행 안산 RM팀은 바쁜 시간을 쪼개 자동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거래업체의 80%를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업을 공부하자는 것. 이팀장은 『우리 금융계가 신용대출을 못하는 이유가 업계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에 대해 자신이 붙으면 신용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권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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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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