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인수예상 빗나가/2개사서만 84억 손실기아그룹사태 직후 기아자동차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던 일부 증권사들이 주가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주식을 자사 상품으로 대량 보유하고 있는 D증권과 또 다른 D증권은 25일현재 총 84억원정도의 평가손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는 기아그룹이 부도유예 협약대상 기업으로 지정된 7월15일부터 기아자동차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D증권의 경우 7월31일까지 자사 상품으로 기아차 주식 87만3천여주를 순매수했으며 또 다른 D증권도 52만7천여주를 순매수했다. 이들 증권사의 가아차 매입단가는 약 1만3천원선.
D증권의 주식부장은 『기아차 주식 매입 당시에는 법정관리나 부도 보다는 제3자 인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상품운용의 전략적 차원에서 기아차를 매수한 만큼 제3자 인수 때까지 주식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인해 주식부 실무자중 한 명이 지점으로 발령되는등 기아주매입에 따른 내부진통이 뒤따르고 있다.
또 다른 D증권의 한 임원은 『기아차 사태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주가가 폭락, 주식운용 담당 임원으로서 매우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증권사가 기아차를 집중적으로 매수할 당시 증권업계에는 『기아차 인수를 꾀하는 특정 재벌의 요청으로 기아차 주식을 매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기아차 주가는 부도유예 협약발효 직후 재벌간의 인수경쟁으로 한때 1만7천원까지 상승했으나 최근 화의신청으로 사태해결이 혼미를 거듭하자 연일 하한가를 기록, 26일현재 6천4백20원까지 곤두박질 했다.
한편 일부 「큰손」들도 기아차나 기산 등 기아계열사 혹은 관계사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가 큰폭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