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엔·국채선물 움직임 주시해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11일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무려 0.1%p 하락했다. 국채 선물가격은 4개월 만에 2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섰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풍부한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선호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와 함께 크라이슬러의 차입매수(LBO)를 위한 대출 연기 등으로 미국시장에서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됐다. 그 결과 주요국 주가와 금리가 급락했다. 둘째는 수급이다. 시장에 장기채 수요는 꾸준한데 공급이 부족하다. 더구나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그동안 상승에 대비하여 채권을 팔았던 기관들이 서둘러 채권을 되사고 있다. 콜금리 인상에 대한 컨센서스는 9~10월 한 차례가 대세다. 따라서 시장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한달여 시간을 벌었다. 만약 한번 인상에 그칠 경우 현재의 금리수준도 나쁘지 않다는 인식도 있다. 어느덧 엔ㆍ달러환율이 118엔대를 넘나들며 2005년 이후 장기 상승추세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채 10년 금리와 신흥시장 채권 가산금리 등 가격 변수들도 이미 장기추세의 중요 레벨에 걸려있거나 넘어섰다. 엔캐리트레이드가 청산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여기저기서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신용경색은 쉽게 나타나기 어렵지만 한번 불거지게 되면 시장을 단숨에 반대방향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 엔ㆍ달러환율의 움직임과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매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엔화강세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을 의미한다. 국채선물의 경우 외국인들의 대량 매수(1만 계약 내외)로 인해 20일 이동평균선이 위로 뚫리면서 추세가 바뀐 경험이 많다. 따라서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된다면, 가격이 부담스럽더라도 더 늦기 전에 채권매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신동준 삼성투신운용 채권1팀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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