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갈등 본고사로 불똥
교총 "본고사 지지" 安교육 "반대"…정부·대학·교원단체간 갈등 확산일로
고교등급제 문제를 놓고 정부와 교원단체ㆍ대학이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대학 본고사 부활'을 지지하고 나섰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13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대학별 본고사 시행을 3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대학 자율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2008학년도 이후의 새 대입제도 개선안'을 조속히 확정하자는 교총의 입장을 감안하면 이때부터 본고사를 실시하자는 얘기다.
교총은 또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중ㆍ고교 교원 1,4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0%가 대학 본고사 실시에 찬성했으며 반대입장을 취한 교원은 31.8%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일부 대학이 고교등급제와 변칙 본고사를 실시했다며 형사처벌까지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어 대학-교원단체, 교원단체-교원단체간 갈등은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일부 사립대학의 고교등급제 시행 및 일부 대학의 본고사 추진 움직임과 관련, "어제 일부 대학에서 본고사를 실시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안 부총리는 "본고사가 시행되면 입시경쟁이 걷잡을 수 없이 치열해진다"면서 "어느 한 학교의 뜻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안 부총리는 이어 고교등급제 논란과 관련,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동반하지 않으면 자율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가 됐던 3개 대학이 고교등급제를 하지 않고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잘 살펴서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고교등급제와 본고사ㆍ기여입학제 등 3가지를 허용하지 않는 '3불(不) 정책'을 법령화해 실질적인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입력시간 : 2004-10-13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