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머니포커스/해외재테크 통신] 일 골프장회원권 다시 들썩

도쿄 = 蔡明錫 (在日 경제전문가)일본의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최근들어 급등하고 있다. 골프장 회원권업계 통계에 따르면 도쿄를 비롯한 간토지방 157개 코스의 회원권의 평균가격이 약 644만엔으로 뛰어올랐다.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의 491만엔과 대비하면 약 30% 정도가 오른 가격이다. 상승률이 높은 것은 1,000만엔 이상의 고액 회원권이나, 실제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500만엔 이하의 회원권으로 이것들이 회원권의 전반적인 가격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일본 골프장회원권의 평균가격은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지난 90년 2월 4,388만엔까지 치솟았었다. 이때 도쿄 근교의 유명한 골프장 회원권은 한 장에 5억엔 즉, 한국 돈으로 50억원까지 치솟아 세계적인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영국의 한 신문은 『영국 같으면 그 돈으로 아예 골프장을 한 개 만들 수 있는 금액』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자 많은 사람들은 새로 문을 열거나 열 계획인 골프장으로 쇄도했다. 골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회원권을 미리 사 두려는 속셈에서였다. 악덕 골프장 업주들은 이같은 붐을 이용, 말뚝만 박아놓고 수배의 프레미엄을 붙여 회원을 모집하기도 했다. 그래도 골프장 주변은 회원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증권회사 객장에 장바구니 부대가 출현하면 주가는 상투」라는 격언처럼 일본의 골프장 회원권시세도 이때가 바로 천정이었다. 90년 2월을 정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선 골프장 회원권 평균가격은 작년 11월 491만엔으로까지 폭락했다. 9년새에 회원권 가치가 무려 10분의 1이나 줄어든 것이다. 일본의 「거품경제」시절 상투 시세로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한 사람중에는 직장인도 많았다. 이들 가운데는 은행융자까지 받아 골프장 회원권을 여러장 구입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회원권 시세가 폭락하자 이들 대부분은 막대한 손해만 입고 지금 은행융자금을 상환하는데 허덕이고 있다. 그뿐 아니다. 시세반등을 노리고 회원권을 팔지 않고 버티고 있던 사람들도 골프장이 도산함에 따라 회원권이 종이쪽지가 된 사람도 적지 않다. 일본의 회원제 골프장은 사단법인제, 주주회원제, 예탁금제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현재 영업중인 약 2,400개 골프장의 대부분은 예탁금제이다. 이것은 골프장 업체에 대해 입회금과 일정한 금액을 예탁하고 골프장의 우선적 이용권을 얻는 제도이다. 회원은 탈회시에 예탁금을 반환받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10년정도의 거치기간이 필요하다. 회원권 시세가 예탁금의 액면을 웃돌고 있으면 시장에서 매각하면 그만이나, 세세가 폭락해 있는 지금 골프장 회사에 예탁금반환을 청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골프장 경영회사들은 예탁금을 이미 골프장 조성공사에 써 버렸거나, 다른 사업을 벌이다 자금이 고갈된 상태이다. 도산으로 경영권이 다른 회사로 넘어간 골프장도 한둘이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예탁금반환이 피크를 맞는 것은 2년 후인 2001년이며, 이때 반환되어야 할 예탁금 총액이 1조4,000억엔에 이른다. 일본의 골프장 2,400개중 거품경제 시절 신설된 코스를 중심으로 약 700개가 심각한 예탁금 반환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프장의 적자체질도 심각한 문제다. 거품경제의 붕괴로 이용자가 줄어들어 「그린 피」를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골프장이 늘어나 전체 골프장의 약 90%가 현재 적자를 기록중이다. 여기에 내년에 30개, 2년후에 20개의 골프장이 새로 문을 열 계획이어서 골프장의 연쇄 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골프장회원권 가격이 최근 30%가량 상승했다고 해서 재테크의 대상으로 당장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골프장회원권 시세가 밑바닥을 쳤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당분간 경영모체가 확실하고 예탁금반환에 문제가 없는 건실한 골프장의 회원권을 고르라고 충고한다. 골프장회원권에 투자하려면 우선 회원수가 적정한 수준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18홀의 경우 적정한 회원 수를 1,200명에서 1,500명 정도로 꼽고 있다. 개장 연수가 짧은 골프장,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는 골프장은 요주의 골프장이다. 그러나 가장 바른 선택은 재테크가 아니라 운동을 위해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골프장회원권을 구입하기 전에 현지를 답사,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골프장회원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철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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