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제철, 동부특수강 품었다] 과감한 승부수… MK 또 한번의 뚝심

'제철 → 특수강 → 자동차' 완성

세아특수강과 양강 구도 형성

"車부품 경쟁력 커질 것" 기대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는 '현대제철→동부특수강→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도를 구축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단순한 건설용 철근에서 자동차에 들어가는 고급 특수강으로까지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라는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이 근 10년 만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 한전부지 낙찰 등 고비마다 업계의 상식과 예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베팅으로 승부수를 던져온 정 회장의 뚝심이 이번에도 통한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일관제철소 착공 이후 7년 동안 총 9조8,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제철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철강산업의 공급 과잉과 과도한 투자로 인한 경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정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지난해 완공된 당진제철소 고로 3기는 현대제철이 '글로벌 톱 10'으로 성장하는 결정적인 기반이 됐다.


또 제철과 자동차를 아우르며 원가를 절감해 경쟁력을 높인 공급 체계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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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이 엔진과 변속기 등 차 부품에 들어가는 특수강을 만드는 동부특수강까지 품에 안으면서 기존의 공급체계는 한층 일사불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특수강 시장이 세아특수강이 지배하는 기존 독과점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곧 품질 향상과 자동차 부품 경쟁력 강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조강생산에서 특수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5.6%로 정점을 찍은 후 2012년에는 10.2%까지 감소했다. 제품 고급화의 실패로 저가의 중국산 특수강 수입이 큰 폭으로 늘면서 국내 특수강업체들은 생존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동부특수강 인수를 발판으로 2016년부터 상·하공정 부문의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목표"라면서 "중소기업이 만드는 범용재가 아닌 고급강을 중심으로 생산해 국내 특수강 생태계를 보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제철의 영토 확장에 철강업계 1위인 포스코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동부특수강에 연평균 35만톤 안팎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은 지난 23일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제철 공장은 당진에 있고 동부특수강은 포항에 있어 재료를 포항까지 운반한 뒤 다시 수요처인 수도권으로 옮겨가야 하는 역(逆)물류 현상이 발생해 (현대·기아차 부품 수요를) 100% 가져가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비해 글로벌 수요처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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