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약개발 패러다임이 바뀐다] 현대약품공업

유럽벤처와 비만치료제 개발 현대약품(대표 이한구)은 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ㆍ제휴를 통해 취약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보강하는 R&D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약품은 최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학과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의 바이오 연구팀이 설립한 바이오벤처 파마링크스(PharmaLinks)와 비만치료제 공동개발에 합의했다. 현대약품은 앞으로 2년간 100만 파운드(약 19억원)를 투자해 파마링크스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선도물질(lead compounds)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히고 신약 후보물질(candidate compound)로 발전시키는 한편, 대량합성 공정을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약품은 2년 뒤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시험에 착수, 안전성이 입증되면 다국적제약사에 유럽ㆍ북미지역 판권을 넘기되 원료는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ㆍ품질관리기준(cGMP)을 충족하는 국내 다른 업체의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전임상 및 임상실험을 거쳐 식품의약당국의 시판허가를 받기 까지는 7년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측은 이 물질에 대한 초기연구 결과 체내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이미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추정돼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계약을 주도한 이태하 현대약품 부사장은 "동물실험에서 살을 뺀 뒤 투여를 중단해도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불어나는 요요현상을 보이지 않아 세계적인 비만치료제로 상품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잘 하면 '리덕틸' '제니칼' 등 세계적인 비만치료제를 능가하는 초대형 신약으로 상품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신물질 개발에서 임상시험에 이르는 연구개발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해외 바이오벤처가 개발한 신물질의 상품화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판권을 확보하는 전략은 국내 제약회사가 국제경쟁력 있는 신약을 조기에 확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는 페니실린,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바이오 산업의 메카. 파마링크스처럼 괜찮은 물질을 갖고 있으면서도 연구예산이 충분치 않아 상품화에 애를 먹고 있는 대학 바이오벤처 등이 적잖아 일본 제약업체들이 오래 전부터 손길을 뻗혔지만, 한국 기업과는 인연이 맺기는 현대약품이 처음이다. 현대측은 이 지역의 다른 업체와도 투자ㆍ제휴협정을 추진중이다. 한편 현대약품연구소에서 분사ㆍ독립한 펩타이드 전문 바이오벤처 에이앤팹(대표 김학주)은 시판중인 골다공증치료제(살카토닌 주사제 및 비강분무제)를 먹는 약으로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치료제가 상품화되면 살카토닌 약물 세계시장(국내 80억 원, 국외 8억 달러)의 상당부분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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