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규제와 노사갈등

대한상의가 외국에 투자한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의 기업이 투자여건 문제로 국내투자를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경영환경이 그만큼 안 좋다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이런 현상이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투자여건 만족도는 58.8점으로 외국의 70.8점보다 크게 뒤졌다. 해외진출 사유를 구체적으로 보면 노사관계 문제가 54.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 정책일관성 부족, 과다한 규제, 인프라 부족 등의 순이었다. 이런 요인들은 우리경제의 고질적 문제들로 오래 전부터 수없이 지적된 것이다. 그럼에도 크게 개선된 게 없는 셈이니 그 동안 정부가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이 무색할 따름이다. 지금 우리 현실을 보면 기업들의 해외투자 사유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노조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툭하면 파업을 벌인다. 그것도 모자라 민주노총은 외자유치를 위한 해외투자설명회 현장까지 나가서 원정시위로 방해활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는 대신 기업들에 그보다 더 큰 부담을 주는 순환출자금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최대과제는 투자활성화다. 일자리창출과 내수진작을 통한 당면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 또 미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도 투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기술 발달과 산업구조 고도화 등 경제패러다임의 변화로 ‘고용 없는 성장’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 투자의 고용효과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다. 이런 와중에 그 나마의 투자도 국내가 아닌 외국으로 나가면 고용사정은 개선될 수 없고 경기회복도 어려워진다. 노조와 정부의 변화가 필요하다. 노동계는 강성활동이 결국은 제 밥그릇을 깨는 일임을 깨닫고 노사상생의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규제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미국ㆍ일본 등에서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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