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이기업 이장면] '참진이슬로' 1억병 판매 돌파

『아줌마! 여기 참이슬 한 병 더요』㈜진로(대표 김선중)의 「참眞이슬露」가 마침내 「일」냈다. 「아줌마~」로 시작하는 고객의 외침이 방방곡곡에 메아리치며 출시 6개월만에 1억병(30본입 기준/339만 상자) 판매를 넘어선 것이다. 국내 소주시장 사상 최단기간 최다 판매량 기록. 업계에선 아마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0월 시장에 처음 선보인 참眞이슬露는 출시 44일만에 1,000만병, 3개월만에 3,000만병, 5개월만에 6,000만병이 팔린데 이어(이것 역시 기록), 지난 4월 28일 1억병을 돌파하여 국내 소주 제품 사상 경이적인 신기록을 달성했다. 월 판매량도 출시 당시 21만 상자에서 지난 4월에는 85만 상자를 넘어서며 국내 소주시장의 약 1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진로의 수도권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68.6%를 차지해 참이슬의 폭발적인 인기를 반영하고 있으며, 지방에서도 참이슬의 판매량이 차츰 늘어나고 있어 상반기안에 단일 브랜드 1위 제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성공의 원인은 뭘까? 회사측은 상품의 기획·연구개발·마케팅·현장 영업 등 일련의 모든 활동을 철저히 고객 중심에서 풀어나갔기 때문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곧 「아줌마~」를 외치는 고객의 소리에 진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귀를 귀울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회사측 얘기를 들어보자. 『참眞이슬露는 기획 당시 IMF라는 상황에서 「고객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결국 IMF 시대에서 고객의 소비 형태는 더욱 이성적으로 되며, 따라서 지불하는 가격과 그로부터 얻는 제품의 가치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고려하고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이 우리의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지요』 이러한 「고객 중심」의 원칙은 신제품의 기획 과정에서 판촉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반영됐다. 우선 고객의 마음을 최고 의사 결정자까지 알 수 있도록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고객의 요구를 조사·반영했다. 또 신상품 개발전담팀을 운영하고 사내외 마케팅조사를 통해 고객 욕구의 원천을 탐색해 나갔다. 이렇게 탐색된 컨셉들은 주류연구소와 긴밀한 협의 아래 가닥을 잡아나갔고, 그 과정에서도 단계마다 소비자 조사를 거쳐 소비자의 마음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 결과가 바로 대나무숯으로 두 번 여과하는 공법이다. 참眞이슬露를 주조하는데 사용된 대나무숯은 1,000도의 고온에서 구운 것으로, 천연 미네랄 공급효과가 있어 물을 맛잇게 하고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질정화 효과까지 있어 중금속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냄새를 없애주는 효과도 탁월해 일본에서는 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마실 때 부담이 없고 숙취가 없으며 깨끗한 소주를 만들려는 끈질긴 연구가 대나무숯을 통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와 함께 브랜드 네임 및 포장 문제도 200명 이상의 사외조사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특히 영업·관리·공장 등 모든 직원이 1주일에 2번씩 업소를 방문하며 업소 주인과 고객을 만나 제품을 설명하지 않고 마음을 전했다. 이들 모두가 참이슬이 고객의 부르는 소리로 바뀔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든 노력의 뿌리가 고객에 있지 않았다면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신상품으로서 1억병을 돌파하는 신기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제품이든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참眞이슬露가 전해주는 메시지다. /홍준석 기자/JSHONG@SED.CO.KR 「참眞이슬露」의 1억병 돌파는 여러가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최단기간 최다판매라는 산술적인 기록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 거리가 되지만 그 뒷면에 드러나지 않은 의미야말로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우선 1억병 돌파는 가라앉는 타이타닉(진로)호를 다시 항해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진로는 잘 알다시피 부도기업이다. 지난 88년 시작한 경영 다각화 작업은 한 때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순항을 계속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혀 좌초한 상태다. 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렸고, 철옹성의 시장 점유율은 경쟁사에 밀려 내리막길로 쳐졌다. 불과 몇 개월 전의 일.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지친 진로人은 힘을 얻었다. 「우리는 안 돼」라는 마음이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영업사원들은 휴일도 반납하며 자발적으로 출근하고, 공장에선 주 5일 철야작업을 마다하며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돌아섰다. 밖에선 역시 「진로」라는 소리도 들린다. 흩어져 있던 진로를 한 곳으로 모으며 진로 재건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진로의 역경 극복은 또한 IMF 시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기업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좌절하지 않고, 모든 사원이 한데 뭉쳐 한 길로 매진하면 결국 복음 성가가 울려 퍼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 것. 벌써부터 일각에선 진로를 본받자라는 얘기도 전해진다. 이번 「1억병 돌파」라는 진로의 신기원 창조는 「고객이 얼마만큼 소중한 자산」인가를 안팎으로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김선중 회장은 『「고객 중심에 서서 기획하고 만들고 판매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고객의 중요성을 뼈에 사무치게 깨달은 진로. 그래서 진로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 홍준석 기자/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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