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중동특수를 노린 기업들의 진출열기 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이라크 재건사업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라크 재건사업관리청(PMO)이 발주한 2억2,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 등 이라크 진출을 발빠르게 준비했던 국내기업들의 사업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이라크 무장세력의 외국인 납치사건이 잇 따르고 수송차량에 대한 무장공격까지 가해지면서 진출기업들이 사업을 속 속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186억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재건기금중 약50억달러의 사업이 이달중 하청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었 으나 기존 사업자들이 철수를 검토하고 각종 사업관련 회의가 속속 취소되 자 대부분의 사업들이 사실상 중단위기에 놓였다. FT는 이라크인들이 연합 군과 일하기를 꺼리고 있어 PMO가 재건사업을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5만 명의 이라크인을 고용한다는 계획도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대형 에너지업체의 공사를 수주한 한 계약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직 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이라크에 일부 직원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 사업승인을 받은 3개은행중 2개은행이 아직 이라크에서 영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으며, 영국계 HSBC은행은 올해 말까지 은행서비스 를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그다드은행도 20개지점중 3개를 잠정폐쇄했다.
이라크에서 예정됐던 각종 사업관련행사도 연기돼 사업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5~8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바그다드 재건박람회는 일단 오는 30일로 연기됐다. 재건박람회는 미ㆍ이라크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행사로한국을 비롯해 세계 90여개국의 업체들이 하청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행사 참가를 적극적으로 희망했었다. 또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다음주 개최될 예정이었던 석유탐사 관련회의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정 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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