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창업비용 절반이면 OK… '세컨드 브랜드' 쏟아진다

극심한 취업난·반퇴시대 맞아 생계형 창업 늘고 연령 다양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 매장규모 등 줄인 새 브랜드 론칭

소자본 예비창업자 눈길 잡아

지난 달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SETEC에서 열린 '제33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외식업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프랜차이즈산업협회

가게 규모가 작고 인건비가 덜 드는 소규모 창업에 대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잇따라 소자본형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20~30대와 조기 은퇴로 제2의 인생 개척에 나선 50~60대까지 창업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업체들이 이들의 넉넉치 않은 자금 사정을 감안해 '미니 창업'이 가능한 신규 브랜드를 줄줄이 론칭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맥주 전문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통파이브'를 운영 중인 이루FC는 지난 1일 치킨 브랜드 '바른 치킨'을 선보였다. 바른 치킨의 매장 규모는 33~49㎡(10~15평)으로 통파이브의 절반 수준이다. 규모가 작은 만큼 창업 비용도 다른 치킨 브랜드에 비해 낮은 편. 이문기 이루FC대표는 "일반적으로 치킨 가게 창업 비용이 평균 6,000만원 정도 든다면 바른치킨은 30% 수준인 2,00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바른치킨은 규모가 작은 대신 쌀과 현미를 튀김옷의 주원료로 사용하고 기름 교체 주기를 58마리로 짧게 정하는 등 '건강' 키워드를 내세워 소비자의 시선을 끌겠다는 구상이다.


캠핑용 구이 요리 전문점인 '구이앤캠프'를 운영하는 캠푸드도 신규 소자본 브랜드 '퐁닭'을 최근 론칭했다. 평균 매장 규모가 99㎡(30평)로 구이앤캠프의 3분의 1정도지만 '퐁듀'와 '닭갈비'라는 동서양 요리의 이색 조합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또 로가닉은 고급 남도요리 전문점 '해우리'의 세컨드 브랜드로 한식 전문 브랜드 '해초섬'을 선보였다. 해우리는 매장이 평균 330㎡(100평)에 초기 창업 비용이 4억~5억원 드는데 비해 해초섬은 매장 규모는 130~165㎡(40~50평), 초기 비용은 1억5,000만~2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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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브랜드를 내놓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곳들도 있다. 뽕뜨락피자는 다음달 중 치킨 브랜드를 새로 내놓을 예정이고, '스쿨푸드'를 운영중인 에스에프이노베이션은 신규 분식 브랜드를 준비 중이다. 이들 역시 새 브랜드는 '미니 창업'에 적합하도록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창업의 시작은 스몰 비어"라며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창업 시장이 활기를 잃자 여러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소규모 창업으로 신규 창업자들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상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리해고나 높아진 취업문 등으로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생계를 걱정하면서 적은 돈으로 매장문을 열 수 있는 소규모 창업 붐이 일고 있다"며 "생계형 창업자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불황과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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