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마트ㆍ롯데슈퍼 이어 홈플러스도 '저가 피자' 판매

영세 브랜드 "대형 유통 3사 모두 팔면 매출 반쪽" 공포

이마트ㆍ롯데슈퍼에 이어 홈플러스도 초대형 저가 피자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대형 유통 3사 모두 저가 피자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을 하게 된 셈이다. 26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용두동의 홈플러스 동대문점 매장 1층에는 18인치(45.7㎝) 크기의 대형 피자를 1만1,500원에 파는 소형 피자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플러스 피자’로 명명된 이 피자의 크기와 가격ㆍ판매방식은 이마트ㆍ롯데슈퍼 피자와 거의 동일하다. ‘부오노 피자’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매장은 지난 4일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다른 홈플러스 점포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점포당 하루에 150~300판만 굽는 이마트 피자처럼 이곳도 하루 최대 생산량을 100판으로 한정했으며 콜라와 피클ㆍ핫소스 등은 별도로 판매하고 전화예약이나 배달주문을 받지 않아 이마트 피자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롯데와 신세계,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등 국내 최대 유통업체들이 모두 저가 피자를 취급함에 따라 동네 영세 피자업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 3사 집객효과 노려 경쟁적 가세 대형 피자업체 무덤덤… 영세상들, 원가 복잡해 맞대응 애로 홈플러스의 가세로 유통 빅3가 모두 중소상인의 대표적 창업 아이템인 ‘저가 피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로 촉발됐던 대형 유통업체의 저가 먹을거리 판매로 불거진 논란은 또 한 번 휘발성을 머금게 됐다. 홈플러스가 ‘플러스 피자’ 매장을 연 것은 이마트 저가 피자 판매의 고객 유인 효과가 적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의 132개 매장 중 57곳에서 판매 중인 이마트 피자는 출시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점포별로 매일 150~300판씩의 한정 수량이 다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만큼 이마트가 누리는 집객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는 것이다. ◇피자 브랜드들, 구심점 없이 '적전분열'= 그렇다면 이처럼 대형 유통업체의 저가 피자가 치킨과 달리 시장의 저항을 덜 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생닭과 튀김가루ㆍ기름 등 원재료가 10가지 이하인 치킨과 달리 피자는 밀가루와 각종 야채ㆍ고기류 등 토핑 재료가 40가지를 넘어 원가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원가 비교가 쉽지 않아 영세 피자업체들이 맞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또 테이크아웃 피자의 경우 할인점 피자의 절반 가격인 5,000~6,000원대에 판매되는 것도 있어 염가판매 논란에서도 치킨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저가 피자가 치킨에 비해 전문점의 저항을 덜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미스터피자ㆍ피자헛ㆍ도미노피자 등 메이저 피자 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데 있다. 비싼 값을 받아도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저가 피자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승장구해왔고 배달ㆍ테이크아웃은 물론 레스토랑형 판매를 겸하고 있어 고객을 빼앗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피자헛 관계자는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피자는 테이크아웃 형태라서 레스토랑과 배달형인 우리와 차이가 있다”며 “마트 3사가 파는 피자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인근 매장 이미 매출 30% ↓= 하지만 동네 영세 피자업체들은 입장이 다르다. 브랜드파워가 떨어져 오로지 가격경쟁력으로 버텨왔던 저가 업체들은 유통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정희균 미사랑 임실N치즈피자 사장은 “이마트 피자가 나온 후 인근 지역 저가 피자 매장은 최소 3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마트 3사가 모두 피자를 판매하면 매출 감소폭은 50%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피자라는 아이템이 영세상인 업종 침해로부터 자유로운 게 아니라 잠재적 폭발력이 발화점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해외진출 등으로 새로운 상권을 개척하면 될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상인이라는 손쉬운 경쟁상대만 골라 이윤을 얻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비판도 그런 맥락이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저가 피자나 통큰치킨 등은 대형 유통업체 간의 과당경쟁이 낳은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처음에는 롯데슈퍼가 이마트의 저가 피자에 대응하기 위해 통큰치킨을 만들어 팔았지만 시간이 흐르자 할인점 대 프랜차이즈 업체 및 영세상인 간 구도로 바뀌면서 논점이 분산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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