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연말을 맞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자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증시가 '두바이 쇼크'에서 빠르게 회복된데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다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연말 랠리가 시작됐다"며 주식 비중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의 주가상승은 급락에 따른 반등일 뿐"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올해 두번째 최장 연속 상승세=7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7.89포인트(0.49%) 오른 1,632,65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11월30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10포인트가량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상승 랠리는 7월(11거래일 연속 상승)에 이어 올 들어서는 두번째 최장 기록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현물시장에서 2,643억원, 선물시장에서 5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를 끌어올렸다. 기관들도 최근 펀드 환매가 줄어들면서 이달 들어 4,527억원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두바이 쇼크와 일본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따른 출구전략 지연 가능성, 국내 기업의 실적 모멘텀 회복 등이 외국인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며 "연말 랠리에 대한 분위기는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동성에 국내 기업 수익성도 확대=최근 주가상승 배경으로는 외국인의 주식매수 재개와 국내 기업의 실적 모멘텀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달러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자금 재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선∙현물시장에서 동시 순매수를 보이며 2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도 지난달 말의 경우 석달 만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이 기존의 우려와 달리 4∙4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은행권으로 집중됐던 자금들이 서서히 풀릴 조짐을 보이는 것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11월 말 현재 4대 시중은행의 단기성 예금통장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예치된 개인 자금은 전월보다 1,190억원 낮은 11조4,084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말 랠리 지속되면 1,700선 돌파 나설 듯=최근의 상승세가 좀더 이어질 경우 이달 중 코스피지수가 전고점(1,716포인트)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내년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한 '선취매'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현재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 고점으로 1,900선이나 2,000선을 제시하고 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연말 랠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상승세의 목표치는 9월 말의 연중 고점 정도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앞으로 증시가 짧게 조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시장의 힘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아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연말 랠리가 강화되면 연중 최고치 수준인 1,7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말 랠리에 대해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지난달 말 급락한 후 급등했다는 점에서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고 수급선인 1,630선 안착 여부도 확인해야 된다"며 "연말 랠리에 대한 과도한 기대보다는 앞으로 추가 상승할 경우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