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샘표식품, 첫 자사주 공개매수 성공할까


샘표식품이 경영권 안정을 위해 사상처음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공개매수가격이 현 주가와 크게 차이가 없고 확보할 수 있는 물량 마저 제한돼 있어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평가다.

샘표식품은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내내 강세를 보인 끝에 3.19%(750원) 오른 2만4,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샘표식품은 최근 4거래일 가운데 사흘간 상승하며 8.99% 급등했다. 특히 올 들어 40% 가량 오르며 이날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강세는 샘표식품 경영진이 자사주에 대한 공개 매수에 나선다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샘표식품은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자기주식 120만주를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샘표식품이 자사주를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8년 4월 공개매수가 진행되기는 했지만 이는 사모펀드에서 실시한 것이었다.

공개매수가격은 2만5,000원이며 내달 19일까지 주관사인 KTB투자증권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공개매수신고서상 밝힌 공개매수 목적은 경영권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였다.


샘표식품 측 관계자는 “특별한 대상과 접촉하는 등 매도 주체를 염두하고 공개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경영권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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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식품은 지난달 9월말 현재 박진선 대표이사 사장(16.46%)외 9인이 33.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있다. 하지만 2대주주인 마르세제1호사모투자가 최대주주와 4% 포인트도 채 차이가 안 나는 29.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공개매수도 2대주주와의 지분율 격차를 늘려 경영권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샘표식품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성공할지 아직 미지수란 분석이 흐르고 있다. 공개매수가격이 현재 주가에 비해 높지 않은 데다 120만주의 주식을 사들일 만큼 장내 유통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샘표식품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은 이날 종가와 3.09%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는 주식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샘표식품은 전체 유통주식 수 444만4,000주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302만5,698주가 최대주주 등에 묶인 상태며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51만9,665주(11.69%)에 불과하다. 따라서 2대 주주인 마르스제1호사모펀드가 지분 매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목표수량인 120만주 확보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과거 샘표식품과 경영권 갈등을 겪었던 마르스제1호사모펀드가 공개매수에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일찌감치 성공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르스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 측 고위 관계자는 “참여 여부는 공개매수 가격의 적정성이나 다양한 시나리오 등을 검토 한 뒤 내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다만 현재의 가격은 3~4년 전 우리 측이 샘표식품 주식을 사들이고자 나섰던 공개매수 때 가격인 3만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스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는 지난 2006년 샘표식품 지분을 사들이면서 적대적 인수합병(M&A)를 시도한 바 있다. 2009년 1월과 올해 2월에 사외이사와 검사인 선임을 각각 제안하는 등 경영참여를 시도했지만 현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됐다. 지난 해 3월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샘표식품 이사진 7명을 상대로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기각 당하는 등 수년 간 갈등 관계를 이어온 바 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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