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은행들이 현지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페인 은행들이 아직까지는 건재하지만 앞으로 2년간 해외 은행들과 비슷하게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스페인의 주택가격은 지난 10년간 지속돼온 주택건설 호황이 끝나면서 지난 3ㆍ4분기 0.1%, 2ㆍ4분기 0.3% 하락하는 등 올 들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불능력이 없는 모기지 대출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페인 은행들은 지난 7월 거대 부동산개발업체인 마르틴사-파데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후 지금까지 이미 567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은 상태다. FT는 스페인의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은행들의 원조로 간신히 파산을 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타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편인 스페인 은행들은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자산이나 모기지 대출에 대한 노출이 큰 일부 중소 은행들은 8%에 달하는 고금리로 고객유치에 나섰다. 바네스토 은행은 신규 장기예치 고객에게 자동차나 스쿠터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인의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모기지 대출 연체율은 8%까지 오를 것"이라며 "이는 스페인의 실업률 상승과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호세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최근 "스페인의 금융시스템이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아직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