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대통령] "고금리정책 고려 안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정부는 고금리정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금리나 환율을 시장의 자율조정 기능에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빌 탤런트 로이터통신 서울지국장과 회견을 갖고 『현재보다 금리가 특별히 상승한다거나 하락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환율과 관련,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 달러가 많이 들어와 원화강세가 된다는 전망이 있으나 증시에 투자된 달러들이 나갈 수도 있고 또 민간기업 부채를 정부에서 대여할 수도 있으며 정부부채를 조기 상환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환율을 시장상황에 맡겨도 큰 위험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金대통령은 『정부는 5대 재벌의 개혁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기 때문에 재벌이 적당히 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재벌 스스로도 개혁을 통해 이익을 많이 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다 채권금융기관의 감독권 행사 및 국제사회와 국민여론의 감시 등에 비춰볼 때 재벌개혁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리가 단기고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정부는 물론 민간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금리상승세가 확연히 꺾이고 있다. 이에 따라 19일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5일 한때 8.53%(3년 만기 회사채 기준)까지 올랐던 장기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면서 8.50%선에서 강한 상방경직성을 보였다. 대형투신사를 중심으로 한 투신권은 이날 지금의 금리수준을 일단 단기고점이라고 보고 그동안 매수를 자제해 오던 3년 만기 회사채 등 장기채권에 대한 매수를 다시 시작했다. 이날 투신권이 장기채권을 매수하자 다른 금융기관들도 금리가 단기고점에 있다는 인식으로 매수에 가담, 상승세가 꺾이는 분위기였다. 정부의 강력한 금리안정에 대한 의지 역시 시장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장기금리가 최근 필요 이상으로 너무 급격하게 올랐으며 더이상 장기금리가 오를 여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역시 이날 채권시장의 최대 큰손인 대형 투신사에 간접적으로 채권매수를 권고했다. 대형투신사 관계자는 『재경부 관계자가 회사채 기준 8.50%를 단기고점으로 본다면서 투신권의 매수의지를 물어왔다』며 『재경부와의 교감이 없었더라도 당초부터 8.50% 수준에서는 매수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오늘부터 장기채권을 본격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길헌(宋吉憲) 대한투신 채권부장은 『경기회복기의 금리상승은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증대함으로써 발생하는데 아직 국내기업들의 자금수요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콜금리와 회사채간의 금리차이인 장·단기 금리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어 장기채권 매수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득락(馬得樂) 대우증권 채권부 차장은 『상반기에는 금리가 더이상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의 속도가 빨라지거나 물가상승이 가시화하면 금리가 다시 한번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김준수 기자 JSKIM@ 안의식 기자 ESA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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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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