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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녹십자, 신약 R&D에 총력… "올 수출 1억弗 달성"

■ 증권사 추천주<br>주력분야 혈액·백신 경쟁력 걍화<br>2016년까지 신약 20여종 출시<br>美·유럽등 비롯 이머징국가 공략

녹십자의 한 연구원이 경기 용인에 위치한 녹십자 종합연구소에서 백신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녹십자




김현욱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

녹십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미명 아래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기 위한 연구ㆍ개발(R&D)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국내외 제약업계 여건이 크게 바뀌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20여종의 자체개발 신제품을 국내에 출시하고,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거대의약품 시장부터 이머징국가까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감, 수두 등 백신과 글로불린 등 혈액제제를 중심으로 올해 1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먼저 주력분야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세포배양이나 유전자재조합 방식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면역글로불린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의 임상시험을 내년까지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과 비슷한 제품들이 국내시장보다 5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품 공급시 큰 폭의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또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에 대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 임상3상 시험계획승인(IND)을 추진 중이다. 녹십자는 이미 미국 최대 바이오의약품 공급전문기업인 ASD헬스케어와 3년간 총 4억8,000만 달러 규모에 달하는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과 '그린진 에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이번에도 미국 시장 진출의 가능성이 높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201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녹십자 측은 글로벌 백신제조사들의 세포배양 독감백신 개발 컨소시엄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 개발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녹십자는 효능개선, 투여횟수 감소 등에서 차별성을 가지면서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신약 복제약)와 달리 특허에 구애 받지 않는 바이오베터(바이오 개량신약) 시장 선점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베터로는 항암항체 치료제 'MGAH22'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GCPGC', 적혈구감소증 치료제 'GC1113' 등이 있다.

녹십자는 이밖에 혈우병치료제를 개발ㆍ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희귀의약품 시장 진입도 노리고 있다. 현재 품목허가가 진행 중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연내 국내에서 출시하고 앞으로 세계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기존 제조사가 한 곳 밖에 없어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의약품 중 하나다.

또 당지질의 선천성대사이상으로 심근경색증, 신장 이상 등 여러 증세를 일으키는 유전병, 파브리병 치료제도 현재 개발 중이다.


녹십자는 이렇게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향한 노력을 기반으로 조만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녹십자가 현재 해외 품목허가를 위해 추진중인 글로벌 R&D프로젝트는 '그린진 에프'와 '아이비글로불린 에스엔' 등을 비롯해 총 8건에 달한다.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 파킨슨병 치료제 'GCC1290K'와 항혈전제 합성신약 'GCC4401C' 등을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등 선진의약품 시장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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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녹십자는 지난해 4월 세계에서 4번째로 계절독감백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심사(PQ) 승인을 획득하면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WHO 산하기관 독감백신 국제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충족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해외수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가인하 대상 품목 적어 올해도 실적 양호"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녹십자는 약가인하 대상 제품이 많지 않은 데다 수출확대가 기대돼 새해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는 오는 4월 시행될 신약가제도로 인해 업황이 다소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안정과 국내 제약산업 선진화를 이유로 약값을 일괄적으로 내리기로 했다. 이로 인해 새해엔 대부분 제약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녹십자는 이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만한 몇 안 되는 대표제약주라고 할 수 있다.

녹십자의 경우 약가인하 대상 품목 비중이 크지 않고, 주력품목인 혈액과 백신제제의 매출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또 뛰어난 연구ㆍ개발(R&D) 파이프라인과 수출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신약가제도 시행 후 2~3년간 산업이 재편되면 오히려 시장 지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녹십자는 새해에도 다른 제약사와는 달리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품목의 성장세가 견조한 데다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 결핵백신과 조류독감백신이 식약청 허가와 시판을 기다리고 있고,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일부 품목 약가인하로 인해 아주 우수한 결과를 내놓긴 힘들겠지만 다른 제약사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는 새해 국내 상위제약사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예상되고, 2~3년 뒤 펼쳐질 새로운 제약환경에 대한 수혜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현 주가는 저평가됐다고 판단된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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