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가 미래 아시아 전략 수립을 위한 전략회의를 베트남에서 개최했다. 아시아에서도 베트남의 잠재성을 크게 인정한 까닭이다.
삼성이 아니더라도 우리 기업은 베트남이 ‘도이 모이’정책으로 개방을 한 지난 80년대 후반 이후 노동집약적 경공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ㆍ사회간접자본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확대해왔다.
다행히 베트남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건실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이제는 아세안의 일원으로서 중국ㆍ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한국ㆍ아세안 FTA의 중요한 대상자가 됐다. 이제 베트남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새로운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동남아 최대의 투자대상국
사실 올해 베트남 경제는 지난해만 못하다. 5월 말 현재 베트남의 3대 수출상품 중 원유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섬유 수출이 3% 감소했고 신발의 경우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부진은 단기적으로 경기둔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공업화의 초기 단계에서 자본재와 중간재의 수입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수출 부진은 무역수지 적자를 증가시켜 수입 수요를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2004년 베트남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7%에 이르고 있어 수출이 부진하면 소비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없다.
결국 베트남은 향후 당분간 수출 부문의 경쟁력 회복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삼을 것이다. 다행히도 국제 경제 환경은 베트남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6월 국교수립 후 처음으로 판반카이 베트남 수상이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났고 이는 베트남의 대외적 이미지를 제고해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베트남은 올해 말을 목표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산 섬유수입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은 베트남을 지원할 것 같다. 베트남이 WTO에 가입한다면 섬유 및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쟁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다.
베트남의 경제 상황에 맞춰 우리도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 베트남 참전에 대해서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인들에게 고통을 줬다”고 미안함을 표시해 일단락을 지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 관계는 우리에게 유리하다.
우리에게 베트남은 동남아 중 최대의 투자대상국이다. 베트남이 외국인 투자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기 때문에 투자 확대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교역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베트남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우리는 중간재 및 최종 내구소비재를 중심으로 37억달러의 상품을 수출했고 농ㆍ수산물을 중심으로 6억달러의 상품을 수입했다.
베트남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31억달러로 이는 전체 무역수지 적자 66억달러의 47% 수준이다. 실제로 베트남의 최대의 무역수지 적자국이 바로 한국이다. 베트남은 대한국 적자에 상당히 우려하고 있고 이는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해롭다. 더구나 한국 대중문화의 과도한 유입도 일부 정치지도자들에게는 고민이다.
함께 성장한느 방향 모색해야
우리가 베트남과 지속적인 우호국가로 남고 베트남의 성장에 따라 협력을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베트남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우리는 베트남의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베트남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동시에 부품이나 중간재의 현지 조달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농ㆍ수산물 중심인 대베트남 수입 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수입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 나아가 개발원조 등 경제적 지원 확대를 무역수지 흑자에 대한 보전책으로 생각해볼 만하다.